[뉴스핌=글 황수정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훌륭하게 자랐다. 아역이 아닌 어엿한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꽃나운 낭랑 18세, 김현수가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내공으로 '솔로몬의 위증'을 훌륭히 마무리했다.
"섭섭한 것도 있지만 후련한 것도 많았어요. 아쉬웠지만 좋은 인연이 남아서 괜찮아요. 또 시청자분들께서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학교를 3일쯤 나갔는데 바로 방학이 됐어요. 그동안 먹지 못했던 야식들을 많이 먹고 있어요. 잠도 많이 자고 있고요.(웃음)"
김현수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에서 고서연 역을 맡아 극중 교내재판을 이끌어가는 검사 역할을 담당했다. 첫 주연작이자 스토리를 끌고가는 중요한 역할로, 10대의 발랄함과 검사의 진중함, 옳고 그름에 대한 갈등 등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학생이지만 검사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선생님들이 연기하는 영상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어요. 사실 학생이 교내재판에서 검사 역을 맡기 때문에 실제로 어색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학생다운 검사'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제가 잘 표현하고 있는지 걱정도 많이 됐죠. 극중 엄마로 나오셨던 김여진 선배님이 검사 역을 해보신 적이 있으셔서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김현수는 SBS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역의 전지현 아역으로 유명하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김지원 아역,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신세경 아역, '대왕의 꿈' 이영아 아역, 영화 '간신'에서 임지연 아역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기에 보통 조연이나 아역으로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이에 극의 전면에 나선 '솔로몬의 위증'은 큰 부담이자 도전이기도 했다.
"책임감이 많이 있었어요. 처음에 오디션을 볼 때는 '벌써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아도 될까'란 생각을 했는데, 대본을 읽다보니 너무 욕심이 나더라고요.(웃음) 캐릭터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고, 러브라인이 주가 아니라서 더 좋았어요."
'솔로몬의 위증'은 친구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교내재판을 여는 과정을 그렸다. 이 가운데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입시 비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폭로됐고, 아이들이 함께 치유하고 성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가 아직 학생이기도 하고,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학생의 입장에서 입시비리는 너무 허무할 것 같고, 또 어른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을 들으면 서운하긴 하죠. 서연이처럼 교내재판을 만들지는 못해도 부당한 일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것 같아요."
다소 무거운 주제의 드라마였지만, 극중 고서연과 배준영(서지훈)의 러브라인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또다른 관전 포인트를 제공했다. 학생다운 풋풋한 설렘과 알듯 말듯 일명 '썸'을 타는 분위기로 마지막까지 두 사람의 관계에 시청자들은 애를 태웠다.
"처음 기획안에서는 이것저것 많았던 것 같은데 드라마가 12부라서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준영이가 저를 짝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처음에 꽁냥꽁냥 할 때도 저는 친구로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둘의 관계가 조금 애매하긴 했죠.(웃음)"
김현수는 첫 주연을 맡은 '솔로몬의 위증'에서 자신의 연기를 10점 만점에 5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떨 때는 이 정도면 되겠지 하다가도, 아직 한참 먼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오히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재미와 확고한 신념도 생겼다.
"원래는 아기 모델을 했었어요. 그러다 오디션을 보고 영화 '도가니'로 데뷔하게 된거죠. 연기를 시작하면서 무척 재밌었어요. 그땐 초등학생이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연기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확신을 가지면서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딱히 누구 한 명 롤모델로 정하기보다는 국내외의 많은 배우들을 다 닮고 싶다는 김현수. 다른 또래 배우들을 보며 자극도 받는다는 김현수가,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배우 김현수로서 성장해나갈 앞날을 응원한다.
"연기할 때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몰입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은 배우분들을 좋아하지만 그 중 한 분이 틸다 스윈튼인데, 작품마다 다른 사람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죠. 아역 꼬리표를 떼기보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무조건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요. 성인으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 역할로 보여지고 싶죠. 말하려고 했던 것들의 다는 아니더라도 공감되도록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