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으로 시장 침체→실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 재편
"합리적 분양가와 입지가 분양성공의 핵심"
[뉴스핌=최주은 기자] 지난해 정부의 '11.3 주택안정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비강남 지역이 선전하고 있다.
신당동, 염창동과 같은 서울 비강남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이어 계약까지 순조롭게 마쳤다. 반면 강남지역에 공급된 아파트는 높은 청약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계약실적에 따라 미분양 물량 해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이 중구 신당동에서 공급한 ‘신당 KCC스위첸’(176가구)이 닷새 만에 계약을 마쳤다. 분양 당시 이 단지 평균 경쟁률은 7.4대 1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이 강서구 염창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염창’(499가구)도 일주일 만에 계약을 마쳤다. 이 단지 평균 청약경쟁률은 9.46대 1로 크게 높지 않았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계약이 순조로웠다는 분석이다.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에 모인 사람들 <사진=KCC건설> |
반면 지난해 청약 광풍이 불었던 강남 지역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강남권 분양에서 '완판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신반포18·24차를 재건축한 삼성물산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475가구)와 올 초 분양한 GS건설 방배아트자이(353가구)는 여전히 미분양이다.
우선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짓는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일반분양 146가구)는 1순위에서 평균 1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비강남권에서 계약이 마감된 두 단지보다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하지만 정당계약기간(12월 20~22일) 이후 한 달이 넘은 지금도 10여 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아 있다.
올해 첫 강남권 분양단지인 서초구 방배3구역 재건축 방배아트자이(일반분양 96가구)는 1순위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 9.8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당초 분양가를 3.3㎡당 4000만원에 책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200만원가량 낮춘 3798만원에 선보였지만 계약 마감에는 실패했다. 미계약 원인에 대해 회사 측은 청약 부적격자가 27%에 달한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울에서 분양 성적이 엇갈리는 것은 지난해 정부가 11·3 대책을 발표하면서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책에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분양권 전매 금지와 1순위 청약 조건이 강화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11·3 대책 이후 신규 주택시장이 크게 쪼그라들고 있다”며 “최근에는 수요자 역시 강남 지역이면 무조건 청약했던 ‘묻지마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 이후 분양권 전매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가 분양 성공의 열쇠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시장에선 항상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합리적이고 입지만 좋다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옥죄더라도 완판은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