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해 정유년, A증시 닭띠 경영인 주목
[뉴스핌=이동현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해 중국 A주 상장사 경영진 중 닭띠 CEO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재계 닭띠 CEO는 1945년 출생자부터 1981년 출생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걸쳐 있다. 이들 닭띠 기업인들은 남다른 탁월함으로 중국 경제·산업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일궈왔다.
◆ A주 상장사 닭띠 CEO중 69년도생 최다 기록
중국 상하이·심천 양대 증시에 상장된 3000여개사 기업 대표 가운데 약 210명이 닭띠해 출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69년도 출생이 가장 많은 110명을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57년생으로 83명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의 신세대인 80허우(80後,80년대 출생자)중에서도 11명이 닭띠해 CEO로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닭띠 CEO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69년도 출생 CEO들은 사회에 진출할 시점이 중국의 개혁개방이 막 시작되는 시기였고 중국 전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컸다. 이런 배경하에 69년도 출생자들의 사업 성공률이 비교적 높았고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69년생 CEO가 운영하는 업종 분포를 보면 화공분야(11명) 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가장 많았고 기계설비(10명)분야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또 유색금속, 의약,미디어 업종이 각각 6개사로 나타났다.
또 45년생 닭띠 CEO들은 중국 재계의 원로로서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인들의 소득향상과 생활수준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경제의 양적 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 중국 세수 증가에 있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닭띠 기업가 중 가장 젊은 연령인 1981년생 CEO의 경우 자동차(3명) 및 기계설비(3명)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다음으로 2명이 미디어 분야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역별로 보면 장쑤성, 베이징에 각각 25명의 닭띠 CEO가 분포해 있고 그 다음으로 저장성(22명) 광둥성(17명)의 순으로 많은 CEO를 배출했다. 전체적으로 중국 동부연해지방의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TCL 리동성 회장, 해외 M&A 추진한 모험가형 CEO
1957년 닭띠해 출생자 리동성(李東生) 회장은 중국의 대표적 가전업체 TCL(000100.SZ)의 수장이고 공격적으로 해외 M&A를 추진한 모험가형 기업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TCL의 모태는 리동성 회장이 1981년 홍콩자본을 유치하여 소형카세트를 생산하는 ‘TTK가정전기유한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1985년에 중국 최초의 핸즈프리 버튼전화기를 개발한 중국-홍콩 합자법인 ‘TCL통신설비유한회사’를 설립했다. TCL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것은 1986년에 공상관리행정국에 TCL상표를 등록하면서부터이고, 이후 생겨난 그룹 계열사에는 모두 TCL이란 명칭을 붙였다.
대다수 중국 기업에 비해 하드웨어가 많이 미흡했던 TCL이 단시일 내에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해외 진출 전략이었다. TCL의 해외 진출은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리동성 회장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된 이유는 중국 가전시장의 공급 과잉과 가격경쟁 심화로 한계를 실감했고 가장 큰 이유는 중저가 제품을 공급한다는 중국 기업의 이미지를 버리고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영업 유통망을 갖춰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데 있었다.
하지만 리동성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랑스 가전사 톰슨의 TV 사업부문은 프랑스 본사와 판매∙마케팅 지사 등 7개 유럽 사업부 가운데 다섯 곳을 폐쇄해야 했다. 리동성 회장은 글로벌 기업 운영경험 부족으로 좌절을 겪기는 했지만 이를 성장통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고 재도약했다.
TCL은 먼저 PC와 전기제품을 매각하고 멀티미디어, 통신,가전, 부품 등 4개 사업에 집중했다. 또한 회사명 TCL에 ‘The Creative Life’라는 뜻을 부여하고,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펼친 결과 이후 회사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현재 TCL은 멀티미디어,스마트 폰,가전을 핵심으로 IT 핵심부품, 조명용 전기 제품등을 총망라한 종합전자회사로 거듭나 하이얼, 하이센스와 같이 중국을 대표하는 3대 가전업체로 부상했다.
◆ 중국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완샹그룹의 루관추 회장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완샹(萬向)그룹을 이끄는 루관추(魯冠球) 회장은 1945년 닭띠해에 저장성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루관추 회장은 중국 재계를 대표하는 1세대 기업인으로 불려진다.
1969년 루관추 회장은 농촌 출신의 다른 젊은이 6명과 소규모 농기계 수리점을 설립한 것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근로자 4만 명 이상을 거느린 대기업 완샹그룹을 이끄는 회장이 됐다.
루관추 회장은 품질이 아니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지속적인 R&D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이제 완샹첸차오(万向钱潮SZ.000559)의 QC마크로 대표되는 완샹의 각종 자동차 부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 자동차에 공급하는 부품이 됐다.
중국 지방의 작은 향진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루관추 회장이 일찌감치 세계시장을 목표로 했던 글로벌 마인드와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와 집념이 지금의 완샹그룹 성공의 비결이다.
한편 중국기업연합회가 2016년 8월에 발표한 ‘2016 중국 500대 기업’ 순위에서 완샹은 연간 매출 1153억위안(약 19조6000억원)으로 125위에 올랐다. 또 중국 100대 다국적기업 순위에서도 해외자산이 59번째로 많은 중국 기업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