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해외 수주액 전년比 56% 감소한 1조7300억원..2012년 이후 최저
국제유가 불투명·경쟁심화 등 악영향..수익성 따지는 수주 환경도 일조
[뉴스핌=이동훈 기자] 연초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따낸 공사 수주액이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안한 출발이다.
1일 해외건설협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6억달러(한화 약 1조8400억원)로 전년동기(36억달러, 4조1600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1월 수주액으로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2012년 1월 15억달러(1조7300억원)에서 2013년 29억달러(3조3500억원)로 늘었다. 이후 2014년 37억달러(4조2700억원), 2015년 59억달러(6조81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수주액뿐 아니라 수주 건수와 진출업체가 모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주건수는 78건에서 54건으로, 진출업체는 98곳에서 74곳으로 각각 31%, 24%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국제유가 반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 하지만 아시아, 태평양·북미,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선 약세를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아직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과 같은 전통의 '해외 수주 강자'들도 올해 들어 아직 ‘마수걸이’ 신고를 하지 못했다.
건설사들은 작년 해외시장에서 고전했다. 총 282억달러(32조5700억원)를 수주해 전년동기(461억달러, 53조2500억원)) 대비 38%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지난해 감산을 결정해 국제 유가가 소폭 올랐다. 배럴당 최저 30달러선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작년 12월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50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 하지만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산유량을 늘릴 전망이어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 ‘오일머니’가 부족한 중동지역 발주처가 신규 사업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사업비 마련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물론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도 수주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10~2012년 저가 수주한 중동 프로젝트의 후유증을 아직도 떨치지 못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까지 해외사업 원가율이 100~110%를 수준. 발주처와 계약한 공사비보다 투입 원가가 많았다는 것이다. 발주처와 협상을 거쳐 일부 공사비를 증액했지만 대부분은 건설사가 손실을 떠안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건설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수반하지 않으면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발주가 줄다 보니 건설사들의 수주액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