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출시 갤럭시8에 기대, 정책 개선 선행되야
[뉴스핌=정광연 기자] 설 연휴 번호이동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중저가폰 중심 마케팅 전략의 한계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여파에 따른 시장 경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3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27~30일)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1510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연휴(6~10일) 일 평균 1만6708건에 비해 31% 감소한 수치다.
급격한 번호이동 감소는 단통법 시행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이통3사간 경쟁 구도 실종 현황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재까지 겹치며 침체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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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올해 번호이동 시장이 역대 최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제공한 최근 4년간 번호이동 시장 추이(월평균 기준)는 2013년 87만4000여건에서 단통법 시행(10월) 직후인 2014년 62만8000건으로 감소한데 이어 2015년 49만2000여건, 2016건 48만5000여건으로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해 시장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설 연휴 기간조차 번호이동 규모가 급감함에 따라 이통3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장 경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현행 35만원)가 오는 9월 폐지(일몰)되지만 마케팅비 축소에 나선 이통3사가 대대적인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시장 현황도 문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에 따르면 지난해 만 6세 이상 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85%에 달한다.
65세 이상 중 30%만 스마트폰을 보유해 그나마 구매여력이 있는 소비층으로 꼽히지만 경제력이 낮고 알뜰폰 등 대체재가 있다는 부분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사실상 포화상태다. 낮은 출산율(1.24명)을 감안하면 즉각전인 신규 소비자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통3사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혹한기를 버티며 3월말~4월초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개럭시A5 2017년형이 일주일만에 3만대 가량 팔리며 경직된 번호이동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하지만 후속 효과를 기대할만한 중저가 제품이 눈에 띄지 않고 갤럭시S8 출시까지 최소 두 달여의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경직 현상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번호이동 자체도 줄었지만 연휴 기간 통신사별 순증·순감 규모가 SK텔레콤 –588, KT +247, LG유플러스 +341 수준에 머물렀는데 전통적인 설 ‘특수’를 감안하면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결과”라며 “중저가폰만으로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