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영향인 듯…백화점 "10년만에 첫 역신장"
[뉴스핌=함지현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각 업체가 선물세트를 판매한 결과 오프라인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반면 온라인은 매출이 증가했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첫 명절을 맞아 축산, 굴비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던 고가의 선물세트 수요가 감소하면서 오프라인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5만원 이하 상품이 강점인 온라인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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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과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유통업체의 설 선물 매출이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한우, 굴비, 청과 등 고가 품목의 판매가 줄어든 반면 오만 원을 넘지 않는 품목이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이에 대책으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설 선물세트 100여 품목, 총 5만여 세트 물량을 정상가 대비 20~70% 할인 판매하는 '설 마지막 5일 블랙위크'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고객들이 설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모습. / 이형석 기자 leehs@ |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일제히 역신장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5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설 선물세트를 판매한 결과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했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축산(-9.5%), 청과(-8.8%), 굴비(-18.3%) 등 신선식품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은 53.4% 신장했다. 5만원 이하의 가격대가 대부분인 가공식품 및 생필품 선물세트(37.0%)의 매출은 늘었다. 또한, 건강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발생되면서 건강식품(14.2%) 매출도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전년대비 9.5% 줄었다.
정육(-12.6%), 수산(-11.3%), 청과(-12.1%) 등 대표적인 토종 상품들의 판매 부진했던 반면 독감 유행으로 홍삼(9.8%),비타민(4.3%) 등 건강식품 신장률은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 역시 축산 (-2.1%), 농산 (-2.6%), 수산 (-7.6%) 상품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지난해보다 3.1% 역신장했다. 반면 올리브오일·햄 등 저가인 글로서리 상품은 15.5%, 건강·차는 3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화점 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도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체 매출이 4.8% 감소했다. 5만원 미만 상품은 2%신장했지만 5만원이상 상품이 23%줄어든 탓이다. 롯데마트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1.2% 증가에 그쳤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해 최근 10년동안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역신장 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식품 전체를 보면 신장했지만 선물세트만 매출이 감소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김영란법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온라인몰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 위주로 신장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G마켓은 건강즙(54%), 꿀·로얄제리(60%), 인삼(96%), 커피선물세트(14%), 식용유 선물세트(11%), 참치캔 선물세트(50%), 한우(20%), 김 선물세트(22%), 배(62%), 한라봉·천혜향(34%) 등이 고르게 신장했다. 주요 설 선물로 꼽히는 이들 상품의 매출은 총 31% 증가했다.
옥션 역시 바디선물세트(327%)를 비롯, 캔 선물세트(29%), 생활선물세트(50%), 굴비·조기(46%), 홍삼·인삼(8%), 비타민(8%), 배(48%), 사과(22%), 오일선물(6%) 등의 매출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이번 설의 경우 명절 특수가 사라지면서 축산, 굴비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던 선물세트의 수요가 감소했다"며 "반면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 이번 명절의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