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요즘 메이크업을 못하는 사람은 드물다. 방송부터 유튜브, 블로그까지 뷰티 팁을 전수받을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방송의 힘은 아이템 완판까지 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원조 걸그룹 S.E.S의 유진을 뷰티 멘토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도 뷰티 프로그램 덕분. 유진의 뒤를 이은 '뷰티 멘토'들의 변천사를 알아본다.
◆ 뷰티 프로그램의 원조 '겟잇뷰티'
온스타일의 '겟잇뷰티'는 뷰티 프로그램의 원조다. 지난 2007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아홉 번의 시즌을 끝마쳤고, 오는 2월19일 열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겟잇뷰티'는 스타들의 뷰티 노하우부터 전문가들이 공개하는 뷰티 팁, 다양한 메이크업을 쉽게 하는 비법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저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각 주제별 상품을 모아 브랜드 이름을 가린 채 선호도를 조사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는 여성들이 화장품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겟잇뷰티'는 사실 올리브 채널에서 모델 박둘선의 진행으로 시즌3까지 방송됐다. 이후 온스타일로 채널을 옮겼고 유진을 영입해 더욱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유진은 과거 S.E.S 시절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을 뿐더러, 여배우만 기용한다는 업계 관행을 깨고 국내 여가수 최초로 화장품 모델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과 노하우, 믿음이 가는 꿀피부와 화장법 등은 입소문을 탔고, 결국 유진은 모든 여성의 '뷰티 멘토'로 등극했다. 유진은 '겟잇뷰티 시즌4'부터 '겟잇뷰티2013'까지 세 시즌을 책임졌으며, 뷰티 관련 도서를 출간했고, 코스메틱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현재 '겟잇뷰티'의 안방마님은 이하늬다. 이하늬는 '겟잇뷰티2015'부터 시작해 새로운 뷰티 멘토로 자리잡고 있다. '겟잇뷰티2015'부터 메이크업 뿐만 아니라 음식, 운동, 생활습관 등 뷰티 관심사를 적극 반영한 토탈 뷰티쇼를 표방했다. 이하늬는 아름다운 미모와 몸매는 물론, 소탈한 언니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오는 2월 19일 첫 방송 예정인 '겟잇뷰티2017'에서도 MC를 맡게 된 이하늬는 "3년 연속 MC를 맡아 책임감도 크고 애정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더욱 알찬 정보를 자신한 새 시즌에서는 산다라박, 이세영, 구구단의 세정과 함께 한다.
◆ '금손'에서 '똥손'으로, 남자들까지 도전
'겟잇뷰티'가 생긴 이후 많은 채널에서 뷰티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패션엔 '화장대를 부탁해'에서 한채영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시즌2를 이어 오고 있으며, 드라마넷 '취향저격 뷰티플러스'는 손태영에 이어 이시영이 MC를 맡고 있다. 특히 김지민이 개그우먼으로서는 최초로 뷰티 프로그램 MC로 활약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방송된 트렌디 채널 '메이크업 박스'에서는 원조 뷰티 멘토 유진에 이어 S.E.S의 멤버 바다가 뷰티 멘토로 나섰다.
그동안 뷰티 프로그램에서 대부분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잘 아는 여배우나 여가수가 MC를 맡았다면, 최근에는 일명 '똥손'(어떤 일에 서툴고 잘 못하는 사람) '화알못'(화장품을 알지 못하는 사람) 등이 뷰티 프로그램의 MC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방송돼 12월 종영한 스카이드라마 '뷰티sky'는 화장품을 잘 알지 못하는 엄현경, 한보름, 신보라가 MC였다. 엄현경은 "시청자와 같이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JTBC2 '송지효의 뷰티뷰' 역시 마찬가지다. 화장품을 모르는 송지효와 공명이 MC다. 제작발표회 당시 "시청자들과 함께 배우고 공부한다는 입장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던 송지효는 방송에서 "내가 할 줄 알면 전 국민이 할 줄 안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또 '그루밍족' 등 뷰티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이 생겨나면서 뷰티 프로그램임에도 남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예쁘기로 유명한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토니안을 주축으로, 블락비의 피오와 유권, 비투비 서은광, 몬스타엑스 셔누, NCT 도영, SF9 로운이 온스타일 '립스틱 프린스'에 출연 중이다. 이들은 여성 게스트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한리나PD는 "'요섹남' '뇌섹남'처럼 '화섹남'이란 신트렌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남녀가 메이크오버를 하니 눈요깃거리는 충분하지만, 전문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 우후죽순 생겨났다 사라진다…차별점, PPL 고민 필요
이외에도 많은 뷰티 프로그램이 론칭되었다가 사라졌다. SBSfunE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서인영을 내세운 '스타 뷰티쇼'를 시즌4까지 방송했고, MBC에브리원에서는 2013년 '손담비의 뷰티풀데이즈 시즌1~2'를 진행, 이후 2014년 '더 모스트 뷰티풀데이즈'로 이름을 바꿔 소이현, 곽정은 등과 함께 했다. KBSW에서는 2013년 '애프터스쿨의 뷰티바이블'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는 '뷰티바이블 S/S, F/W' 등으로 나눠 강승현, 황광희, 전효성, 제시카, 재경 등이 뷰티 멘토가 되기도 했다. 박은지, 남지현의 K스타 '진짜 뷰티'(2015)도 있었다.
최근 색다른 시도로 독특함을 자아내는 프로그램도 생겼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뷰티 프로그램은 비슷한 포맷을 가지고 있다. 뷰티 멘토들이 진행을 하고 이를 보조하는 전문가들이 출연하며, 수십 명의 여성 방청객들이 함께 한다. 방청객들은 고민을 말하거나 화장품 체험에 나서고, 뷰티 멘토와 전문가들이 조언을 전한다. 또 프로그램 특성상 뷰티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항상 PPL 논란을 일으킨다. 이하늬는 '겟이뷰티2015' 첫 방송 후 홍보모델로 있던 마유크림 PPL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뷰티프로그램은 여전히 2030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최근에는 남성 시청자들도 많이 늘었다. 거기다 소비자들의 뷰티 관련 제품이나 건강 제품 등 선택할 때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뷰티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제품은 바로 브랜드와 이름, 가격이 공개돼 각종 SNS와 블로그, 영상으로 퍼져나간다. 자칫 그릇된 소비 성향을 부추길 수 있을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졌다. 높아진 관심만큼이나 뷰티 프로그램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