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여전히 유로존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의 지속을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드라기 총재는 19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상승)은 대체로 에너지 가격이 주도했다"며 "기조 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 압력은 가라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이것이 연간 에너지 가격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드라기 총재는 향후 1~2분기간 물가 전망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조적 인플레이션 지표는 중기적으로 더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로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긴요하다는 입장이다. 드라기 총재는 "상당한 정도의 통화정책 완화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형성하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중기적으로 지지하는 데 필요하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위원회는 주어진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존과 미국의 물가가 차별화되는 것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이것이 관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사라졌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달러 강세 발언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직접적 논평을 피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환율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가격 안정과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과 G7에서는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지양하는 강력한 국제 컨센서스가 있다"며 "G20과 G7이 내놓은 다양한 성명에는 각국이 환율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프로토콜이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오는 4월 이후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의 월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4월 이후 자산매입 축소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예금금리보다 낮은 유로존 국채를 일부 매입하기로 한 것에 그것이 필요할 때만 매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0.00%, 한계대출금리를 0.25%로 동결하고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로 중앙은행이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의 종료 시기는 당초 오는 3월 말에서 12월 말로 연장했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6달러 밑까지 떨어졌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3bp(1bp=0.01%포인트) 오른 0.31%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