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들이 출연, 정상적인 경영에 많은 제약을 받을 것" 우려
[뉴스핌=전지현·함지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ㆍ최순실의 뇌물 수수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다음타자로 지목되고 있는 롯데와 CJ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두 기업은 관련 사실이 없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수사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6일 특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 특검으로부터 출석 밀 일정 통보를 받은 것이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사한다면 성실히 받고 문제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면세점 관련 검찰조사를 충분히 받았고, 청문회를 통해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가동해 온 비상체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 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우). <사진=뉴스핌> |
롯데는 지난해 3월14일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할 당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청탁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등에 45억원 출연했고, 지난해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았다.
현재까지 롯데는 관련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결정이 서울 면세점 추가 입찰 관련 로비가 아니냐는 의혹에 "관계가 없다"며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추가지원 결정은 고(故) 이인원 부회장에 의해 내려졌다"며 직접적인 관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CJ그룹은 이규철 특검보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부정청탁 여부를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룹측에서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 발표 및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대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CJ그룹은 차은택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쳐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 바 있다. 특히 특검은 지난해 이재현 CJ 회장의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확보하면서 사면을 둘러싼 ‘사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의혹을 받는 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특검이 기업 수사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
특검이 의지를 밝힌만큼 긴장된 상태로 브리핑을 지켜 봤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발표 및 대책 마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특검에서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을 조사할 것임을 밝힌 만큼 (조사를 하게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밝히며 성실히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의 칼날이 롯데와 CJ로 향하면서, 설 전후로 예상되던 이들 기업의 인사 및 조직개편이 무기한연기될 우려가 나온다.
롯데는 악화되는 대외적 경영황경에 당초 지난해 말에 진행하려던 정기인사를 올해 구정 전후로 미룬 상황이었다. CJ 역시 지난해 12월1일로 예정됐던 임원인사가 잠정적으로 미뤄지면서 2월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출연을 했기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에 많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긴 암흑을 뚫고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리더십 공백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지속면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인사이동을 통한 조직개편까지 미뤄지면서 올해 진행하려던 사업계획 역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