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2 편의점, 4분기 영업익 20% 이상 증가 전망
[뉴스핌=이에라 기자] 33살 직장인 김민호 대리는 월말이면 1주일에 3번 정도 편의점에서 점심을 먹는다. 실적 마감으로 한시가 급할 때 빠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한식부터 양식, 중식 메뉴가 모두 있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보다 절반이나 싼 가격에 커피를 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점도 편의점 점심을 즐기는 이유다.
'까페화'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히트상품인 도시락과 원두커피 등은 판매가 해마다 크게 늘며 효자로 자리 잡았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편의점 빅2 업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GF리테일의 4분기 영업익은 전년 대비 24.7% 증가한 44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은 1조2983억원으로 1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의 영업익은 전년대비 20.0% 증가한 465억원, 매출액은 13.2% 늘어난 1조8744억원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업계의 성장 비결로는 도시락과 커피 열풍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 편의점이 남성 고객들이 담배를 사기 위해 들르던 곳이었다면, 지금은 도시락과 커피 야식 등을 즐기러 가는 '미니 까페'로 인식되고 있다.
담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정도로 여전히 가장 높지만, 단일 품목 성장세로만 보면 도시락이나 커피가 단연 으뜸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편의점에서 도시락 매출은 매년 성장세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43.8%, 58.9% 증가한데 이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76.9%나 성장했다.
특히 매출액 상위 10개 중에 도시락 상품이 2개나 이름을 올렸다. 매출 상위 10위안에 도시락이 포함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김혜자 명가바싹불고기와 마이홈 치킨도시락이 각각 매출 3위, 9위를 차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12년 나왔던 김혜자 도시락이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데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고등어조림 도시락, 장어덮밥, 돈까스샌드위치, 딸기샌드위치 등을 선보였다"며 "기존에 기술적인 어려움 등으로 편의점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식재료로 만든 기발한 먹거리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씨유(CU)는 요리 사업가 백종원씨와 기획해 내놓은 도시락이 인기를 끌었는데, 지난해 매달 매출 품목 1위에 도시락이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편의점 역사상 매출 품목 1위에 도시락이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000원대로 가격 대비 품질, 가성비를 앞세운 원두커피도 편의점 성장의 한 축이다.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Cafe25(카페25)의 원두커피 증가율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32.3%, 67.1%로 증가, 지난해 252.5% 증가했다. 2015년 12월 런칭 이후 13개월간 2530잔을 팔았다. 한달 평균 195만잔, 하루에 평균 6만4000잔이 팔린 셈이다. 까페25 런칭 이전에 월 평균 판매수량인 50만잔 대비 4배 가까이 커졌다.
카페25와 같은해 출시된 CU의 커피&디저트 브랜드 Cafe GET(카페 겟)도 지난해 11월까지 연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3%나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32%, 41% 증가했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날씨가 예년보다 춥지 않아 유동 인구가 늘었고, 도시락이나 커피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도시락이나 커피 등의 매출 성장세로 편의점 업황이 양호한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남성보다 더 커피를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는 여성고객들의 유입이 늘어날 경우 신규 고객층 증가에 따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편의점이 까페 형태의 컨셉들을 많이 갖추면서 고객층이 여성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여성고객을 타겟으로 한 제품 판매가 본격화된다면 편의점 성장률은 향후에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전국에 있는 동네 구멍가게 6~7만개 중 절반만 편의점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4만여개 안팎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