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ATM 무인(無人)점포·모바일뱅킹 활성화
[뉴스핌=송주오 기자] “은행별 영업점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현 인력 대비 50%까지 줄여도 문제없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 임원은 은행권의 인력 구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은행원이 하던 업무를 모바일뱅킹 등 셀프뱅킹(Self-Banking)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입출금만 하던 ATM(자동입출금기)이 통장개설과 자금이체, 외환업무 등까지 처리한다. 은행들은 앞다퉈 로봇이 메신저로 상담해주는 '금융봇' '챗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6일까지 부지점장(부부장)급 수천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는 신한은행 총 직원(정규직 기준)의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은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90여명을 내보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10년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800명을 이달 중순 내보내기로 했다. 전체 직원(정규직 기준)의 14%에 달하는 규모이고, 2015년 희망퇴직 규모(1100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다른 시중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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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스마트브랜드 지점. 이곳에선 창구업무를 스마트라운지로 대신한다.<사진=신한은행> |
은행원들이 하던 업무는 비대면 서비스인 셀프뱅킹이 대체하고 있다. 창구 업무의 90%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자동화기기가 속속 도입되고, 모바일(온라인)뱅킹을 통한 업무가 늘어나 인원 축소에 따른 공백을 메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12월 국내 최초로 바이오정보를 통한 비대면실명확인 서비스가 적용된 셀프뱅킹창구 ‘신한 유어 스마트라운지’(구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전국에 23대 설치된 스마트라운지는 기존 창구 업무의 90% 가량을 처리한다. 통장개설과 자금이체, 외환업무 등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N지점은 2015년 1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스마트 라운지 2대에서 신규 체크카드 발급을 총 4000여건(각 2000여건) 처리했다. 같은 기간 창구직원들의 평균 발급량(580여건)의 4배에 달했다. 처리 기간도 5분 내외로 불과해 창구직원(30분) 보다 월등히 빨랐다.
한국은행은 기존의 자동현금출납기(ATM)는 줄고 스마트라운지 같은 스마트형 ATM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을 반영한 셀프뱅킹 자동화기기 등 스마트형 ATM 설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셀프뱅킹인 모바일뱅킹 강화도 눈길을 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지난해 3분기에 3조2084억원에 이르렀다. 2014년(1조8326억원)에 비해 곱절에 달한다. 일 평균 이용건수는 5393만건으로 매일 전국민이 한 번 이상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채팅 상담 서비스 '금융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도 챗봇 서비스 도입을 위한 기술 검증에 착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항아리형 인력 구조와 영업점 축소로 인해 인력 조정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IT와의 융합으로 은행원의 업무가 상당히 줄어든 것도 인력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