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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세혁 기자] 영화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아온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4일 마침내 국내에 선을 보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역작 ‘너의 이름은’은 1000년 만에 혜성이 지구와 근접하면서 서로 몸이 뒤바뀌는 소년소녀의 풋풋한 로맨스를 담았다. 이미 해외에서 엄청난 극찬을 받은 만큼, 이 작품이 한국에서도 관객의 호응을 얻을 지 주목된다.
■일본 극장영화 흥행역사 새로 쓴 괴물
지난해 8월 일본에서 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소녀 미츠하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물이다. 혜성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불가사의한 체험을 한 두 사람이 점차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관객이 두 캐릭터에 푹 빠져들 즈음, 감독이 만든 거대한 반전이 시작되며 최종적으로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다.
‘너의 이름은’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일본과 중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대단한 흥행성적을 거뒀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극장에 걸려 있을 만큼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현지에서 동원한 관객 수는 1640만 이상. 덕분에 일본 극장 흥행순위 5위에 오른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0)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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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의 히트 비결은
‘너의 이름은’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요인은 여러 가지다. ‘초속 5cm’ ‘언어의 정원’에서 보여준 감독의 극사실주의 화풍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점이 첫 번째 흥행비결이다. 러닝타임이 106분으로 감독의 전작보다 긴 ‘너의 이름은’은 도쿄와 시골마을을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려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혜성이 밤하늘을 가르는 화면은 그야말로 황홀경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유행하는 요즘, ‘너의 이름은’이 보여주는 셀 기반 화면들은 애니메이션이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두 번째 비결은 이야기다. 감독은 전작에서 서로 속을 꺼내지 못하는 소년소녀의 사춘기 같은 로맨스에 집중했다. 때문에 오글거리는 분위기를 참지 못하는 관객은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외면하곤 했다. 하지만 ‘너의 이름은’은 가장 엔터테인먼트에 근접했다는 감독의 자평처럼, 흥미롭게 푹 빠질만한 이야기를 공격적으로 추가했다. 물론 주인공의 몸이 꿈속에서 뒤바뀌는 설정은 새로울 것 없지만, 감독은 여기에 여러 가지 뼈대를 덧대 환상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세 번째 비결은 캐릭터다. 감독은 전작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바 있는데, ‘너의 이름은’ 속 캐릭터는 상상 이상으로 관객을 빨아들인다. 이런 캐릭터로 말미암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 엄청난 몰입, 특히 감정이입이다. 타키와 미츠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둘을 잇는 무수한 감정의 선에 꼼짝 못하고 묶이고 만다. 자연히 관객은 서로를 찾아 헤매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빠지고, 타키와 미츠하가 맺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애를 태운다. 다른 영화에선 쉽사리 느낄 수 없는 이런 극한의 감정들은 엔딩에 이르러 뜨거운 눈물로 터져버린다.
■한국에 상륙한 ‘너의 이름은’의 성적표는?
이처럼 빼어난 작화와 탄탄한 이야기, 매력만점 캐릭터가 결합한 ‘너의 이름은’은 국내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낙관된다. 이미 개봉일인 4일 오전 11시 기준 예매율이 28.5%로 30%에 근접하며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하는 경쟁작 ‘패신저스’의 예매율은 13.5%로 상대적으로 낮다. ‘마스터’의 기세가 무섭지만, 이미 500만을 돌파한 데다 예매율도 10%대 초반으로 떨어져 ‘너의 이름은’의 흥행에 힘을 실어준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