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과 달리 자금난으로 단기간에 인수추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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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 부사장(사진)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장 하성용) 인수와 관련,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KAI 매입 의사를 밝힌 한화테크윈이 올해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다른 입장이다.
신현우 대표는 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화 방산 4개사 애국시무식'에서 뉴스핌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작년 11월 KAI 매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시한 것과 관련 "현재 인수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 없으며, 잠시 멈춘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후 다시 추진할 수 있으니 인수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 부사장이 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화 방산4개사 합동참배식'을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사진=전민준 기자> |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인 KAI는 지난 1999년 삼성항공과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이 합병해 탄생한 업체로, 주로 군용 항공기를 제조하고 있다.
KAI의 대주주는 KDB산업은행(19.02%)과 국민연금(9.14%), 한국수출입은행(7.74%), 한화테크윈(6%)이지만, 작년 10월 KDB산업은행은 비금융자회사를 매각하라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KAI의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KAI 인수와 관련해 매입 의사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 해 추가적으로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
KAI는 현재 시가총액이 6조원을 넘는다. 일각에선, 한화테크윈이 KAI를 인수하는 데 약 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5년부터 삼성 방산계열사 3개사와 두산DST 등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자금여력이 넉넉지 않은 한화테크윈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규모다.
실제로 작년 초 한화테크윈은 보유하고 있던 KAI 보유 지분 10% 중 4%를 처분했다. 한화테크윈 측은 KAI 지분 매각 이유를 유동성 확보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업계에선 최근 KAI의 호실적과 내년 하반기 있을 미국의 고등훈련기 교체(TX) 사업 수주 가능성도 한화테크윈의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X 사업은 미국 공군기 350대를 비롯한 총 1000여대의 전투기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사업규모는 200억달러(2500억원)다.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공동개발 한 고등훈련기 T-50A를 내세워 TX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KAI가 TX사업을 수주할 경우 3000대 규모의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서 몸값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팀장은 "한화테크윈이 당장은 어렵겠지만 추후 KAI를 인수하면 관련 사업구조를 더 탄탄히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시무식에는 이태종 (주)한화 대표이사 부사장과 장시권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130여명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