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일동제약 등 오픈마켓 오픈..제약사간 유통전쟁 서막
[뉴스핌=박예슬 기자] 제약사들이 의약품 유통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약국 영업의 효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일동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개점했거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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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운영하는 의약품 온라인 쇼핑몰 '팜스트리트'. <사진=팜스트리트 홈페이지 캡쳐> |
이들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의약품 쇼핑몰은 일선 약사들에 한해 구매할 수 있는 '도매' 채널이다. 일반적인 의약품 유통과정은 제약사가 전문 도매상에 의약품을 공급하면 개별 약국이 도매상을 통해 구입하고 대금을 추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제약사들이 직접 온라인몰을 운영하게 되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각 제약사가 전략적으로 늘리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이같은 부수사업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보령제약그룹은 2일 자체 온라인 쇼핑몰 ‘팜스트리트’를 열고 의약품 온라인몰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보령수앤수가 건강기능식품 쇼핑몰로 운영하던 이곳은 앞으로 자회사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운영하며 보령제약의 의약품도 함께 취급한다.
일동제약도 조만간 의약품 온라인몰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혹은 자회사 등 운영 주체 및 시기는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지만 온라인몰 운영과 관련해 내부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몰을 갖고 있는 다른 제약사들처럼 유사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도 자회사를 통해 의약품 온라인 유통업을 전개해 왔다. 한미약품은 관계사 온라인팜을 통해 ‘HMP몰’을, 대웅제약은 계열사 엠서클에서 의약품·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는 ‘더샵’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기존 도매업체들이 주를 이루던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제약사들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존 도매업체들과의 '밥그릇 싸움'을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의약품 도매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의약품유통협회의 주도로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온라인팜의 의약품 도매업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팜이 약국을 대상으로 자체 영업활동을 벌이며 기존 업계의 ‘골목상권을 침범’ 했다는 주장에서다.
결국 온라인팜이 한미약품 외 타 제약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고 자체 영업사원들의 도매영업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양측 간 갈등이 일단락된 바 있다. 현재 HMP몰에는 기존 도매업체들이 일부 입점해 있다.
대웅제약의 더샵도 지난 2012년 기존 의약품 유통업체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타 제약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며 갈등을 피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팜스트리트의 경우 기존 도매업체들이 우리 온라인 몰에 입점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형태라 기존 업계의 반발 가능성은 없다”며 “보령제약의 약국영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