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지난 21일 국민연금공단 추가 압수수색
'삼성 합병' 관련 대가성 정조준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본수사 개시로 삼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씨 등의 뇌물수수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검찰에서 이미 조사했던 인물과 기관들을 보충 수사 중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2일 "검찰의 압수수색 여부에 상관없이 특검팀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진 대상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취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특검팀의 이같은 방침은 전날 본수사 개시와 동시에 진행됐던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와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 중 국민연금은 이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지난달 13일 압수수색했던 곳이다.
국민연금은 구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주무부처다.
당시 국민연금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주도로 자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합병에 찬선해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박영수 특검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만일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과 최순실씨와 정유라씨에 건넨 약 200억원 상당의 지원의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특검팀은 밤 11시까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실, 기금운용본부 내 정책과와 재정과 사무실에 더해 관계자들의 주거지까지 보충 압수수색했다. 또 홍 전 본부장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복지부 국장 1명과 과장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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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을 조사중인 검찰이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35억원을 직접 송금한 것,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것 관련 증거를 찾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때문에 검찰 수사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던 다른 곳들도 특검이 보충 압수수색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2달여간의 수사기간동안 압수수색한 곳은 ▲삼성그룹 서초사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미르·K스포츠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그랜드레저코리아(GKL)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관 사무실 등이다. 여기에 구속기소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최순실씨를 비롯한 주요 피의자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삼성 합병과 관련해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미래전략실은 합병 뿐만 아니라 최순실씨 개인회사인 독일 코레스포츠에 35억원을 송금하고, 정유라씨에게 총 80억원대의 승마훈련을 지원한 바 있어 대가성 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특검은 본수사 개시 전인 지난 20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을 제 3의 장소에 불러 접촉한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그룹 서초사옥 41층에 위치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