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는 물건이나 차량 좌석을 공유하는 서비스 인기
최근 지역 단위 중고거래 및 공유 서비스 생겨나
[뉴스핌=이수경 기자] #6살짜리 남아 쌍둥이를 키우는 권미남(30대, 가명)씨는 작아서 못 쓰는 장난감 자동차 2대를 팔기로 했다. 먼저 네이버카페 '중고나라'를 찾았다. 그러나 구매자를 쉽게 만나지는 못했다. 댓글이나 쪽지가 가끔 오기는 했어도 제품 판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찾은 중고장터 앱 '헬로마켓'에 같은 제품을 등록했다. 등록 2시간 만에 제품을 사겠다는 사용자가 나타났다. 헬로마켓 내 채팅 서비스 '헬로톡'을 이용해 실시간 구매 문의에 응대한 덕분에 제품을 빨리 팔 수 있었다. 권씨는 "쌍둥이 물건을 함께 내다 팔기가 쉽지는 않았다”며 "제품을 구매하신 분도 5살짜리 남자 쌍둥이를 키우고 있어 헬로마켓을 통해 종종 제품을 팔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윤석(30대, 남)씨는 좌석공유 서비스 '풀러스'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다. 노원구에 거주 중인 최씨는 그전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광화문까지 출퇴근했다. 월 20만원 상당의 광화문 주차비와 왕복 기름값이 부담스러웠다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하루 2번, 출퇴근마다 풀러스를 운행하면 하루 2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최씨는 "부가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차량공유 서비스로 주차비와 기름값을 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문화 중 하나인 '공유경제'는 자신이 가진 상품이나 재화를 공유해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중고거래나 카풀은 공유경제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예다. 실제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매년 공유경제 및 중고거래 관련 키워드가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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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공유경제 관련 검색 키워드. <사진=네이버 검색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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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중고거래 관련 검색 키워드 <사진=네이버 검색 트렌드> |
중고 디지털 제품만을 취급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도 있다. '셀잇'은 사용자의 중고 디지털 제품을 매입, 이를 직접 점검해 되파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 판매자는 판매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구매자는 제품 품질이나 하자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셀잇은 3일 내 환불 제도와 30일 이내 하드웨어 수리비 지원 제도를 실시 중이다.
그 외 대학교재 대여 서비스 '빌북', 아이옷 공유 '키플’, 책장 공유 '국민도서관 책꽂이' 등 특정 물품에 특화된 공유경제 서비스도 있다.
공영식 다날쏘시오 경영본부장은 "지난 1년간 서비스를 운영해오니 하루 대여비보다 물류비가 더 비싸 주객전도가 되고, 물건 파손에 대한 책임 소지가 모호한 신뢰 문제가 발생함을 목격했다"며 "이런 것을 한 방에 해결코자 아파트 단지 내 공유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역 동네 단위로 물건을 빌려주고 나눠쓰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당근마켓', 다날쏘시오의 '우리끼리 셰어링'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끼리 셰어링은 아파트 주민 간 물품 대여 및 나눔 서비스를 제공한다.
쏘시오의 경우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협약을 맺고 난 뒤 사용자가 아파트 주민임을 입증하고 인증된 사람들만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대여한 제품은 관리사무소나 무인 택배를 이용해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뢰 관계가 있는 인근 주민들과 바로 물건을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 공 본부장의 설명이다.
반면 당근마켓은 동네 단위로 거래 가능 지역을 한층 더 넓혔다. GPS로 동네 인증을 하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도보 10분 내 거리에 있는 동네 주민과 직접 거래할 수 있어 별도의 택배 비용이 필요 없다. 쏘시오와 마찬가지로 동네 주민간 무료 나눔이 가능한 것도 기존 중고거래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집에 안 쓰는 물건이나 더이상 입지 않은 옷 등 택배거래는 번거롭고 귀찮을 때 가까운 동네주민들끼리 직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