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상 속도 가팔라져..국정 공백 장기화도 걸림돌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의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국내 경기를 봐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데 이어 내년 3차례 인상할 뜻을 내비쳤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계속한다면 내년 말 쯤엔 한국보다 높아지게 된다. 그러면 한은은 적극적인 부양 정책과 정반대로 기준금리 인상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
15일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짐에 따라 한은이 내년 연말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내년 세 차례 추가 인상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우려, 가계부채 증가세 등 때문에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앞으로 쉽지 않아진다. 특히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당국의 정책 대응 여력이 현저히 위축돼 한은은 상당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고 봤는데 FOMC가 내년 금리인상 전망을 3회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DI가 언급했듯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정치적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자금 이탈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한은과 정부 부처간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의 국고채 금리 전망<출처:각사> |
이에 미국채 금리가 상단을 높이면서 국내 채권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날 국고채 3년물은 1.644%, 10년물은 2.131%로 거래를 마쳤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지출 확대로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이 해소되고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기조로 금리 상승 압력이 클 것"이라며 "내년 3년물 1.45~1.85%, 10년물 1.90~2.70%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국내 경기둔화에도 국내 통화정책 대응이 어려울 전망"이라며 "내년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내년 말로 다가갈수록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은이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 압박에 노출될 것이란 전망도 관측된다.
신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은은 기축통화국 보다는 국내 기준금리가 높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며 "양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는 수준까지는 버틸 수 있겠지만 미국이 3차례 인상해서 역전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