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자는 심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8조8000억원 증가한 704조6000억원이라고 14일 발표했다. 2008년 이후 11월 기준으로 최대 증가액이다. 전체로 봤을 때도 2008년 이후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치다.

가계대출의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6조1000억원이 증가해 52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1월 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인 3조원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아파트 거래량도 꾸준했다. 11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00호로 지난 9월(1만1000호), 10월(1만3000호)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2월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는 등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미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윤대혁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11월 중에 대출금리가 올랐다”며 “이 때문에 금리의 추가상승을 우려한 사람들이 미리 대출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도 지난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수요가 늘어나면서 2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11월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조6000억원 증가한 759조9000억원이었다. 지난 10월말 증가액인 4조6000억원에 못미치는 수치다.

특히 대기업 대출잔액은 7000억원 감소해 163조9000억원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3조2000억원 증가한 596조원을 기록했다.

한은 측은 “대기업의 경우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소폭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대출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11월말 은행 수신은 12조원 증가한 1426조8000억원이었다. 지난 10월 말 13조9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8조원 증가해 큰폭으로 늘어난 반면, 정기예금은 3조원 증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5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일부 금융기관의 단기여유자금이 유입되면서 증가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아 3조3000억원 줄어들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