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그렉시트와는 차원 다른 붕괴올 수도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2017년 유럽 곳곳에 산재한 정치 및 경제 리스크로 내년 이맘때가 되면 유럽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자 포브스는 주변국에 한정돼 있던 정치 및 경제 리스크가 핵심국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로까지 전이될 수 있으며 유로존이 심각한 붕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이미 결론이 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나 작년 가능성이 높아졌던 그렉시트(그리스의 탈퇴)와 달리 주요국인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가 흔들릴 경우 유럽 전반에 미칠 파장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위기의 프랑스-이탈리아
프랑스(위) 와 이탈리아(아래) 국기 <출처=구글> |
일단 당장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국가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두 곳 모두 낮은 경제 성장률과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률에 신음한지 오래 됐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세계화에 대한 반감이 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EU나 EU를 지지하는 주요 정당에 대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유권자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럽 통합과 세계화에 반대를 내세우는 정당이 득세하기 유리한 환경이다.
프랑스는 내년 4월과 5월 2차 투표에 걸쳐 대통령을 선출하고 최근 국민투표 부결로 새 총리를 뽑은 이탈리아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각각의 선거에서 극우정당이 높은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포브스는 양국이 강력하고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극우정당의 집권은 다음 선거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경우 내년 온건파가 집권해 임기를 마친다면 극우정당 집권까지는 5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정권 수명이 짧아 이르면 수개월 내로 극우정당이 집권할 가능성도 있다.
◆ 극우 집권 시 독일도 비상
독일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자신들의 선거 결과 자체는 유럽 운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총선이 실시되는 9월과 10월은 이미 다른 곳에서 이벤트들이 발생한 뒤라서 오히려 나머지 국가들 상황에 따라 독일 총선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블룸버그> |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중도 성향의 정당이 집권하면 독일은 이민이나 안보 문제 등에 중점을 맞추는 대체적으로 정상적인 총선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다.
독일 지도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유로존 방향에 점차 불만을 품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어떠한 중대한 개혁 조치도 취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한다면 독일의 셈법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브스는 독일이 우선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새 정부에 협조적 모습을 보이며 유로존 붕괴부터 막으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이 자신들의 경제 미래를 이 두 국가에만 맡겨둘 수 없으니 동시에 유로존 이후의 세계에 대한 비상대책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이 자국 정치 문제 해결에 여념이 없는 오스트리아나 북유럽국가들과 무역 및 환율 협의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결국에는 베네룩스(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와 발틱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북유로존’그룹만 독일 옆에 남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