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시대 열려...인컴·하이일드 상품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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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최근 3~4년은 내 자산가격이 떨어질 것이 걱정이었지, 오르기를 기대하는 구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김재은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부장)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손해만 안보는 '금리+α' 정도가 아니라 수익을 많이 내는 진일보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형 자산운용사 리테일사업부 임원)
'중위험중수익', '분산투자', '많이 먹기보다는 잃지 않기' 저금리 시대를 지배해 온 자산관리의 핵심 키워드였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자산관리 전략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저성장 그리고 저물가의 시대에 유효했던 투자전략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타이밍이라고 강조한다.
'달러=안전자산', '중위험 중수익이 정답', '원자재 투자는 금물' 등의 기존 공식이 재검토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과 달러는 종전까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유사한 가격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상관관계가 깨졌다. |
◆ 달러=채권=안전자산? NO
2일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나타난 대표적인 변화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채권과 달러의 상관관계가 깨졌다는 것을 꼽았다. 글로벌 리스크 오프(risk-off)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와 채권이 함께 강해지는 동행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달러인덱스와 미국채 금리는 2014년 이후 최근까지 반비례의 움직임을 보였다. 즉 미국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과 함께 달러 인덱스도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전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일까지 2.78% 상승한 반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0.67%p 급등했다.
결국 글로벌 리스크가 심화되면 달러를 사고 경기가 호조일 땐 신흥국에 투자하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또한 유가나 원자재의 움직임도 달러 흐름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해지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곤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공식이 유효하지 않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트레이딩 상무는 "최근 달러가 강해지므로 유가는 오르면 안되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예전에는 달러 움직임과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한 방향으로 갔지만 지금은 그런 컨셉이 아니고 개별적 재료에 따라 움직인다"라고 분석했다.
◆ 인컴주, 하이일드 채권 시대 끝난다..대신 커머더티(Commodity)에 관심을
전문가들은 트럼프 시대엔 '중위험 중수익'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그동안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던 인컴(Income) 상품에 대한 선호가 사그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올라가는 시기므로, 정기예금에 약간의 이익을 더해준다는 개념의 플러스(+) 알파 상품이 퇴조할 것이란 분석이다.
서정두 한국투신운용 AI운용본부 상무는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인컴상품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금리가 올라가면 배당주의 매력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하이일드 채권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관측된다. 하이일드 채권은 통화정책 시대의 인기상품으로, 재정정책 시대에는 성장의 과실을 따먹을 수 있는 주식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태동 상무는 "저금리 상황에서 사람들이 주식을 버리고 크레딧으로 옮겨갔지만, 지금은 높은 금리에도 주식이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경기 부양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를 사느니 그냥 주식을 사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트럼프 시대를 맞아 이제껏 구석에 처박아뒀던 커머더티(상품·Commodity)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저물가 시대가 종식될 경우 가장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재은 부장은 "그동안은 디플레이션이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하는 것으로 톤이 바뀌고 있다"며 "원자재 등 실물자산은 물론 광업주나 에너지주 쪽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