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균주 반입 당시 불법’ vs ‘적법한 반입’ 맞서
[뉴스핌=박예슬 기자] 미용제제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와 관련해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979년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처음 들여올 당시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1979년 2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생물무기금지협약’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미디어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웅제약은 균주를 반입해 온 양규환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가 한 공중파 채널에서 “실험실에서 사용하던 균주를 이사짐에 넣어 들여왔다”고 증언한 것을 근거로 UN 생물무기 금지협약 조항 및 1979년 당시 미국 수출관리법, 위스콘신주법 ‘절도’, 한국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검역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물무기금지협약은 생물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미생물이나 세균, 독소의 획득 및 보유를 금지하는 국제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메디톡스 측은 위법적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1일 실정법 위반 여부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같은 문제를 미국 판매독점 파트너사인 앨러간사가 먼저 제기했으나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측의 논리는 이렇다. 생물무기금지협약의 예외조항인 ‘경제적, 기술적 발전을 위한 사용’ 목적으로의 생물무기 이동 등은 허용된다는 것이다. 또 국제조약을 미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생물무기테러방지법’은 2002년에 시행됐기 때문에 1979년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 미국 수출관리법은 1979년 9월 발효했으므로 같은해 2월인 반입 당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위스콘신주법 내 절도 조항은 1979년 당시에는 톡신제제 산업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연구 장려 차원에서 균주를 공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논리다.
국내법 또한 ‘가축전염병예방법’ 및 ‘검역법’ 등은 1979년 당시 보툴리눔중독증을 전염병으로 지정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위반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사간 신경전이 장기화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이례적으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0일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관계자를 직접 만나 각사의 입장을 듣고 원만한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사의 입장이 완고한 만큼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각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논쟁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논쟁으로 제약업계 일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