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도출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뉴욕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연출했다.
3분기 성장률을 포함한 경제 지표가 강한 호조를 보인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의 모멘텀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3.70포인트(0.12%) 오른 1만9121.60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94포인트(0.13%) 상승한 2204.6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11포인트(0.21%) 오르며 5379.92에 거래를 마쳤다.
OPEC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산유국들이 감산 세부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증시 전반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헬스케어 섹터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경제 지표 개선이 주가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 2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0%와 잠정치 2.9%를 나란히 뛰어넘은 수치다.
소비자신뢰지수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1로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01.2를 대폭 앞지른 결과다.
주택 경기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 20개 대도시 집값 추이를 나타내는 S&P/케이스 실러 지수가 9월 전년 동기 대비 5.5% 상승해 2006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 개선에 따라 투자자들은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해 더욱 확신하는 모습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95%를 웃돌았다.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란과 이라크가 OPEC의 감산안에 반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역시 감산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밝혔고, 일부 외신은 러시아가 30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OPEC 회의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팔자’를 자극,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9% 내린 배럴당 45.23달러에 마감했다.
나임 애슬람 씽크 마켓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의 모든 시선이 OPEC에 집중됐다”며 “주요 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식이 그다지 고무적이지 않고,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상당히 긴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전반적인 주가 흐름과 관련, 브루스 맥케인 키 프라이빗 뱅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친 주가 상승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추세적인 주가 하락을 초래할 만한 악재가 불거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에릭 와이건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리저브 US 뱅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 주가 상승 폭이 ‘서프라이즈’에 해당한다”며 “최근 상승 탄력이 유지되려면 이에 상응하는 기업 이익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목별로는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유가 급락으로 인해 1% 이내로 하락했고, 에너지 섹터 지수 역시 1% 가량 떨어졌다.
반면 유나이티드헬스가 3% 이상 랠리하는 등 헬스케어 섹터가 1% 상승하며 주요 지수를 뒷받침했다.
기술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0.5% 가량 상승한 반면 아마존이 0.6%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