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가구·보일러 등 직접적 영향 받아…예의주시
[뉴스핌=한태희 기자] 그동안 호황이던 건설경기가 내년에 꺾인다는 전망에 따라 건축자재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대표주자인 레미콘사나 가구사들은 건설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고민이 깊다.
17일 건설업계와 중견중소기업업계에 따르면 내년 건설경기 불확실성으로 레미콘이나 가구, 보일러 등 건설 연관 산업의 내년 전망이 불투명하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함께 대표적인 건설업 후방산업이다. 건설 활동이 활발한 봄과 가을에 레미콘사 매출은 급증한다. 공사가 적은 장마철이나 겨울철엔 매출이 눈에 띄게 줄 정도로 건설업 경기변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최근 건축 허가 면적이나 착공 면적이 주는 등 내년도 건설업 경기가 둔화된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는 중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레미콘 출하량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다"면서도 "향후 건설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해 각종 경제지표와 현장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업계도 레미콘업계와 비슷한 분위기다. 건설사를 상대로 한 특판 부서를 중심으로 건설경기 변동을 예의주시 중이다. 특판 영업은 적게는 수십가구에서 많게는 수천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에 가구를 한번에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이다.
건설경기 호황에 특판 사업은 효자 노릇을 했다. 한샘은 지난 3분기 홈 인테리어 사업 상승세와 특판 사업 매출 증가로 호실적을 냈다. 특판 사업을 포함한 기타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38.4% 증가했다. 특판 사업이 전체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에넥스도 건설경기 호황을 톡톡히 누렸다.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56.5% 증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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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
경동나비엔이나 귀뚜라미도 건설경기 둔화를 피하기가 어렵다. 보일러도 건설업 영향을 받아서다.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특판 시장은 전체 시장의 약 25%를 차지한다. 나머지 75%는 대리점 등을 통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이다.
한 보일러사 관계자는 "아파트에는 가스 보일러가 들어가는데 특판 시장이 전체 보일러 시장의 약 25%"라며 "보일러업계도 건설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구회사와 보일러회사가 건설경기 둔화에 당장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와 보일러는 아파트 공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올해 수주한 특판 물량은 앞으로 1~2년 지나야 공급된다. 시멘트나 레미콘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현안과 전망' 보고서에서 건설경기는 내년 하반기부터 수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