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숍, 독자적 기술 담은 제품 출시 '활발'...해외브랜드까지 시장 진출
[뉴스핌=전지현 기자] 한류화장품 대표주자 ‘쿠션 팩트’. 국내 화장품브랜드숍이 피부상태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도록 독자적 기술을 넣은 기능성 쿠션을 확대하면서 ‘쿠션시장 2막’ 열전에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해외화장품브랜드들까지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쿠션 춘추전국 시대'에 돌입한 상태. 브랜드숍들은 쿠션 탄생 8년째를 맞은 올해, 기존 쿠션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력으로 ’차세대 쿠션시장’ 발판 다지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7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브랜드숍들은 독자적인 기술 및 각사별 차별화된 특성을 살린 제품으로 쿠션 차세대시장에 도전장을 내놓는 중이다. 쿠션(Cushion)은 파운데이션이나 메이크업베이스, 자외선차단제 등 기초메이크업 제품을 특수재질의 스펀지에 흡수시켜 작은 용기에 담은 메이크업 제품으로 한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도장 찍듯 얼굴에 톡톡 두드려 바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휴대가 용이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사진 왼쪽부터) 미샤 '미샤 디 오리지널 텐션 팩트', 에뛰드하우스 '애니 쿠션 크림 필터', 네이처리퍼블릭 '네이처 오리진 트리플 컬러 톤업 쿠션'. <사진=에이블씨엔씨,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
쿠션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아이오페가 지난 2008년 '에어쿠션'을 내놓으며 시작됐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국내외 누적판매량 8000만개를 돌파하며 마스크팩과 함께 'K-뷰티'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고, 현재 한국여성 10명중 8명은 쿠션팩트를 사용하고 있다.
화장품브랜드숍들은 식을 줄 모르는 ‘쿠션열풍’에도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든 만큼 쿠션 성숙기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K-뷰티' 선봉장으로 한국기업 중심으로 전개되던 ‘쿠션 열풍’에 콧대 높은 글로벌브랜드들도 뛰어들며 ‘쿠션전쟁’이 예고되는 중. 따라서 기존 쿠션의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기술에도 자체개성을 담은 제품으로 시장준비태세에 돌입했다.
에이블씨엔씨 브랜드숍 미샤는 지난 8월30일 쿠션시장을 대체할 차세대 베이스 메이크업제품으로 '미샤 디 오리지널 텐션 팩트'를 출시했다. 2006년 비비크림을 선보이며 'BB크림 시대'를 열었던 미샤는 이번 '텐션 팩트'가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쿠션을 넘어 '텐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텐션팩트’는 지난 4월부터 약 5개월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고탄성미세그물망(텐션망)을 이용해 탄생했다. 특히 기존 쿠션이 스폰지에 한번에 잔뜩 묻어나서 양조절이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그물망을 통해 최적화된 점도 제품이 균일하고 나오도록 했다. 현재까지 텐션팩트는 출시된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일평균 2000개 이상 팔리며 시장에 안착하는 중이다.
미샤 관계자는 “쿠션과 텐션을 한 카테고리로 묶기보다는 향후 텐션팩트가 베이스메이크업 대세제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비비크림이 2006년 출시된 뒤 2008년 이후 히트하며 전성기를 누렸고, 2008년 첫 소개된 쿠션이 2012년 이후 히트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제 차세대 제품이 나올 시기가 됐다고 판단해 텐션팩트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는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는 지난 9월30일 가루를 체에 걸러 곱게 만드는 베이킹비법을 담은 '애니쿠션 크림필터’를 선보였다. 특히, 아이오페로 쿠션시대를 연 아모레퍼시픽은 회사내 쿠션연구개발 조직 '쿠션랩'을 통해 특허중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특허출원과 등록만 각각 162건, 24건에 달한다. ‘애니 쿠션’ 역시 독자적인 개발로 특허출원한 모닝필터 기술 커버필터테크놀로지를 적용, 파운데이션이 피부에 고르고 세밀하게 발리며 정교한 화장을 연출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삼색태극문양 디자인쿠션에 에센스와 액상타입 베이스를 최적의 비율로 담아내는 특허공법이 적용한 기능성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민트와 핑크, 바이올렛 3가지 컬러 메이크업베이스를 담아 화사한 피부색을 연출하는 멀티디자인 쿠션 ‘네이처 오리진 트리플 컬러 톤업 쿠션'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5개월새 9만5000개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쿠션은 전세계에서 1초당 1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쿠션 제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품을 고르는 고객 눈도 높아져 다양한 제형과 기능성을 첨부한 쿠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글로벌화장품브랜드들의 시장추격은 여전히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쿠션성장세를 무심히 바라보던 글로벌 화장품들은 지난해 랑콤을 시작으로 올해 바비브라운과 맥,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슈에무라, 디올, 지방시, 비오템 등까지 진출에 나섰다. 내년에는 해외명품화장품브랜드에서도 쿠션 팩트 출시를 준비한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브랜드숍들은 기술력이 좋아도 저렴한 이미지가 단점으로 꼽히며 쿠션시장 속 고객 지속여부가 관건으로 꼽히는 상황. 쿠션은 사용주기가 빨라 자주 구입하는만큼 새로운 브랜드로 갈아타기도 쉽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K-뷰티의 고유명사로만 여겨지던 쿠션시장에 글로벌화장품브랜드도 제품을 출시하며 ‘쿠션전쟁’이 예고되고 있다”며 “2~3개월 주기로 교체되는 제품인만큼 차별성을 갖춘 기술력 없이는 글로벌브랜드 추격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제품출시를 하고 있지만 제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30~40대층과 같이 쿠션을 멀리했던 신규고객 유치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