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3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두 남자, 김윤석과 변요한의 시간 여행이 시작됐다.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홍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이 참석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수현이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을 후회하던 한 사건을 바꾸려는 이야기를 담았다. 알려졌다시피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최초로 영화한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홍지영 감독은 “‘구해줘’ ‘당신 없는 나는’ 등 기욤 뮈소의 많은 작품이 국내에 소개됐고 사랑받았다. 이 작품 역시 출간되자마자 접했다. 보면서 느낀 건 시간여행이란 소재를 소설로 잘 쓴 책이라는 거였다. 특히 거울처럼 타자를 대한다는 설정 자체가 재밌었다. 많은 작품 중 가장 영화적인 작품이라 이걸 영화화하면 좋겠다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이어 홍지영 감독은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에필로그, 프롤로그까지 해서 총 26개로 구성된 탄탄한 작품이다. 이 소설이 가진 기본적인 구조가 워낙 탄탄해서 어떻게 한국화, 2015년화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한국적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한국적 정서로 밀착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많은 고민 덕일까. 홍지영 감독이 재탄생시킨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시나리오는 원작 못지않게 탄탄하다는 후문. 김윤석은 “제가 알기로는 기욤 뮈소가 자기의 소설을 시나리오화시킨 걸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의 완성도 때문에 아마 (기욤 뮈소가 영화로 만드는 걸) 허가해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욤 뮈소가 마음에 들어 한 건 시나리오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이유는 김윤석의 출연이었다. 이와 관련, 김윤석은 “고마운 게 기욤 뮈소가 내가 출연한 ‘추격자’(2008)를 봤다고 하더라. 제작사 대표가 내게 당신을 알고 있고 자신의 작품에 배우가 나온다는 걸 기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 역시 고마웠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수현이란 하나의 캐릭터로 2인 1역에 도전한 김윤석과 변요한의 연기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변요한은 “현재 수현과 내가 본질적으로 같아야 하는 부분, 무엇 때문에 찾아왔고 무엇 때문에 30년 후에 마주해서 감정이 나올까가 가장 중요했다. 그 외에 담배 피우는 손, 제스처 등에도 신경을 썼다. 또 선배가 제 이마 위 작은 상처까지 발견해서 맞춰주셨다. 그걸로 오는 감정 표현도 많았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두 사람의 외형적으로 닮았다는 평에는 김윤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만족한다. 그런데 변요한 팬이 들으면 불쾌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변요한은 “전 김윤석 선배랑 닮았다는 소리가 가장 기분 좋다. 너무 감사하다. 선배는 큰 아우라가 있어서 외형뿐만 아니라 발자취도 따라가고 싶다”고 화답하며 김윤석에게 남다른 존경심을 표했다.
김윤석, 변요한의 사랑을 받는 연아 역은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배우 채서진에게 돌아갔다. 홍지영 감독의 말을 빌리면 채서진의 매력은 부드러우면서도 포용적이고, 도시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예스러운 지점이 있다는 것. 채서진은 “아침에 감독님께 같이 잘해보자는 문자를 받았는데 아직도 그게 저장돼 있다. 절대 안지울 거다. 그날 하루는 그냥 혼자 웃다가 벙쪄있다가 그랬다”며 그때의 기쁨을 전했다.
이어 채서진은 함께 호흡을 맞춘 두 배우 김윤석과 변요한에 대해 “너무 좋았다. 김윤석은 제가 영화 속에서 봐온 거는 차갑고 무서운 느낌이 강했는데 실제로 너무 여성스럽고, 친근하고 대화 걸어주고 항상 포근하게 해줬다. 요한 오빠랑 거의 촬영을 같이했는데 정말 많이 챙겨줬다. 지금도 너무 고맙다. 항상 관심을 가져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30년 후 미래의 내가 찾아왔을 때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변요한은 “작품을 찍어봐서 그런지 만약에 마주치면 아무 말 하지 말라고 할 거다. 그러고 도망갈 것”이라고, 채서진은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들었던 생각인데 과거를 바꾸려고 온 건 아니었으면 좋겠고 현재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안반가울 거 같다”고 답했다.
반면 김윤석은 “30년 후에 제가 절 찾아온다면 제일 먼저 ‘저 살아있죠?’라고 묻고 싶다. 만약 살아있다면 너무 감사하다고 할 거다. 그러고 나서 송강호는 살아있느냐고 물을 것”이라고 또 한 번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 영화만의 또 다른 강점 OST 이야기도 나왔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노래 ‘Make You Feel My Love(메이크 유 필 마이 러브)’가 흐른다. 한국영화 OST에 밥 딜런의 노래가 수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지영 감독은 “촬영 전에 김윤석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윤석이 OST 생각한 곡 있냐고 하더라. 그래서 밥 딜런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Make You Feel My Love’를 했으면 좋겠다고 콕 집어 말하더라. 그래서 제작사 대표가 바로 추진했다. 하지만 에이전시 쪽에서도 밥 딜런이 까다롭고 신중해서 성사가 불가능할 거라고 했다. 근데 기획의도랑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 그래서 사실 저희도 놀랐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김윤석이 마무리했다. 그는 “원작 영화는 양날의 검이다. 근데 내가 홍지영 감독에게 그랬다. 문학적인 것과 영화적인 것,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면 올겨울 푸짐한 선물을 줄 수 있을 거라고. 거의 성공할 거 같다. 또 내가 남남 케미에서 실패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120%성공할 거 같다. 게다가 몰입도는 스릴러라고 할 정도로 몰입감이 강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오는 12월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