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뛰며 은행채도 급등, 최저 대출금리 11월에 3%대 진입
[뉴스핌=한기진 기자] 도덜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 가계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열흘 사이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12월부터 가계대출금리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변동 및 혼합고정금리 대출은 물론 신규 고정금리대출에서 최저 연2%대 금리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15일 금융권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연 1.41%로 전달보다 0.06%p 올랐다. 매달 시장금리를 그대로 반영하는데 10월 은행채 금리가 올라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만기 1년 은행채(AAA급) 월별단순평균금리는 9월 1.39%에서 10월 1.48%로 올랐다.
은행들은 1주일 후부터 새로운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는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최저 수준은 연3%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8월 연 2.70%, 9월 연 2.80%였다.
오는 12월에는 대출금리가 더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9일) 전후로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잇따라 시장 금리도 크게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가 연1.53%(11월1일)에서 불과 10영업일 동안 연1.59%로 0.06%p 올랐다. 이는 지난 9월과 10월 한달 증가율인 0.09%p에 육박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10월 1.41%에서 12월 1.5%대에 달할 것이 확실시 된다.
‘고정금리’ 대출 금리는 더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금리 산정 기준인 만기 5년 은행채(AAA) 금리가 1일 연 1.73%에서 14일 연 2.04%로 0.31%p나 올랐다. 10월에만 해도 1.53%~1.79% 사이를 유지했는데, 최근에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이런 상승 흐름을 타고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혼합형 금리는 연 3.03~4.89%로 지난달말 2.94~4.7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최저금리 기준으로 은행 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연 3.04%에서 3.23%으로 0.19%p로 가장 많이 올랐다. 국민은행은 연 3.06%에서 연 3.18%, KEB하나은행은 연 3.08%에서 연 3.19%로 각각 0.12%p, 0.11%p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연 2.94%에서 연 3.03%로 0.09%p 올렸다.
최저금리가 3%대 진입했기 때문에, 여기에 은행별 마진과 비용을 더하면 일반적으로 4%대 대출금리가 된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대출 유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리상승은 가계대출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에서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은 51%였다. 전체 대출에서 시장금리 연동 대출 비중은 19%, 코픽스 연동 대출 등 수신금리 연동 대출의 비중은 30%다.
고정금리 대출이 48%나 되지만 5년 뒤에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상승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년 말에 가계부채가 146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으로 연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9%에 이를 것"이라며 "금리인상 충격이 발생 시 가계부채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원금분할상황 및 고정금리 전환 등 가계부채의 질적구조 개선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