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이 국내 주택경기 부진과 해외 수주 저조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새로운 건설환경에 맞는 경쟁력과 내실을 갖춰야할 때입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강조되고 있는 안전, 그 가운데 건설안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날로 더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온라인 종합경제지 뉴스핌은 건설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건설안전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책 당국의 경각심을 높이고자 합니다. 건설안전은 건설업계의 내실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아 위기에 놓인 한국건설의 새로운 지향점이 될 것입니다. <편집자>
[뉴스핌=김승현 기자] #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동식크레인 붐대가 부러졌다. 제2여객터미널 지붕트러스(철골) 설치를 위해 이동식크레인(550톤)으로 트러스(43톤)를 조립하던 중 크레인 붐대가 파단돼 근로자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조립 과정에서 크레인이 위치이동을 위해 움직이던 중 하중을 이기지 못했거나 크레인 붐대가 사전에 손상 또는 균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 지난 2011년 5월 충북 단양~가곡 도로건설공사 중 굴삭기 전복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현장 순찰중인 공사 관계자가 남한강에 시공중인 도전교 교각 옆 가도 주변에 굴삭기가 뒤집혀 침수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적절한 굴삭기 조종원이 독단에 의해 임의로 조종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공사에서 자재를 옮기고 건축물을 올리는 데 쓰이는 크레인, 굴삭기와 같은 건설기계를 사용할 때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건설기계는 무게가 수십~수백톤에 육박한다. 따라서 사고가 일어나면 대부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진다.
건설기계를 다루는 운전자들은 엄격한 평가에 따른 면허를 가지고 있고 경험도 풍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그에 따른 ‘방심’이 사고로 이어질 때가 많아 사전 교육과 규정 준수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동식크레인 붐대가 부러졌다. <사진=국토부 건설안전정보시스템> |
8일 국토교통부 건설안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2016년 일어난 건설 현장 사고 241건 가운데 건설 기계·장비 등(이하 기계 등)과 관련된 사고는 19건이다.
사고 건수는 전체 10%에도 못 미치지만 건설기계 사고는 대부분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라는 점에서 '특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건설기계로는 굴삭기(포크레인), 불도저, 지게차, 덤프트럭, 기중기(크레인), 콘크리트믹서트럭(레미콘), 쇄석기, 천공기, 타워크레인 등이 있다.
사고원인별로 기계 등 운용상 부적절한 제어, 결함이 있는 기계 등 운용, 기계 등의 부적절한 사용·유지관리·현장배치·계획으로 발생했다. 이 비율로는 10% 미만이나 안전규정 위반, 작업자의 독단, 부적절한 위치에서의 작업 수행 등 다른 원인으로 분류된 작업 중 건설기계와 관련이 깊은 것들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안전보건공단은 건설기계 사용 전 점검사항으로 작업계획수립, 작업장소 지형·지반·지하매설물 확인, 기계 성능 점검 등을 제시했다. 또 기계 사용 중에는 작업반경 내 출입금지, 용도 외 사용금지, 안전수칙 준수, 악조건시 무리한 작업금지, 전담 유도자 배치 등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크레인 작업 전에는 반드시 기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번개, 낙뢰 위험이 있거나, 순간 최대 풍속이 초당 10m를 넘는 강풍이 불 때는 작업 중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는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돼 있는 내용이나 일부 공사장에서는 공기(공사기간)가 늘어진다는 이유로 서둘러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타워크레인은 크게 회전을 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회전 변경 이내 고압선이나 전선 등 간섭물을 확인해야 한다. 고압선 주변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고압선에 절연덮개를 씌워야 하지만 씌우지 않거나 대충 덮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크레인이 옮길 수 있는 하중을 넘어 무리하게 작업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하중을 초과하면 크레인의 ‘팔’인 붐이 꺾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붐이 꺾이면 크레인이 전도되고 꺾인 붐 주변에 근로자가 있으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림대 메카트로닉스과 겸임교수인 송요풍 건설기계기술사는 “견고하고 평탄한 지면에서 고압선 등 위험물과 이격거리를 준수하고 작업변경 내 접근을 통제한 상태에서 크레인을 사용해야 한다”며 “또 악천후에는 사용을 중지하고 적재물에는 탑승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굴삭기 관련 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굴삭기 사고는 사용 전 안전작업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 전담 유도자가 있어야 하나 굴삭기 운전자가 혼자 작업하는 때가 많다.
지게차 역시 공사장에 ‘너무 흔해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설기계다. 지게차는 앞에 무거운 짐을 싣기 때문에 시야가 방해받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각지대에 반사경을 꼭 설치하고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적재해 전용통로로 다녀야 한다.
또한 지게차는 그 자리에서 돌 수 있을 정도로 회전 반경이 좁다. 이에 따라 급선회를 하게 되면 적재 물품이 떨어지거나 주변 근로자들을 위험하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 현장 관계자는 “건설기계를 다루는 근로자들은 경험이 쌓일수록 대부분 자신이 ‘프로’라는 생각에 안전교육이나 수칙을 가볍게 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잘 알고 있는 사실도 사전에 다시 교육받음으로써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안전보건공단> |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