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방어주를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영국을 필두로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뛰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기업 이익이 혼조 양상을 보였고, 제조업 지수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팔자’에 무게를 실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9.65포인트(0.16%) 하락한 1만8169.6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6.39포인트(0.30%) 떨어진 2133.0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4.29포인트(0.65%) 내린 5215.97에 거래를 마쳤다.
무엇보다 선진국 국채 수익률 급등이 주가에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영국 3분기 성장률이 0.5%로 집계,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를 넘어서면서 국채시장에 ‘팔자’가 쏟아졌고, 독일과 미국으로 금리 상승이 확산됐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장중 8bp 오르며 1.87%까지 치솟았다. 이는 월가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연말 전망치인 1.7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영국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1.28%까지 올랐고,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수익률 역시 장중 0.19%까지 올라 연초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었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주식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자들이 대부분 롱포지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가 영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자 이날 일제히 매물을 토해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가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경우 유틸리티를 포함해 민감한 섹터를 중심으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경기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베일리 FBB 캐피탈 파트너스 리서치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영국과 유로존 경제가 벼랑 끝 위기에 몰린 것으로 판단했던 투자자들이 일정 부분 안도하면서 채권 포지션을 변경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흐름이 기업 이익과 금리 상승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펼쳐진 것으로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나임 애슬람 씽크 마켓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파장이 종료된 것으로 보면 오산”이라며 “영국 경제의 저항력이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지만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9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에 비해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 0.1% 늘었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빗나갔다.
반면 9월 잠정 주택 판매 지수는 전월에 비해 1.5% 상승한 110.0을 나타냈다. 이는 5개월래 최대 폭의 상승이다.
고용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3000건 줄어든 25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업수당 신청은 3주만에 감소했다.
종목별로는 아마존과 알파벳이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각각 0.5%와 0.6% 하락했고, 포드는 3분기 실적 부진을 빌미로 1.6% 떨어졌다.
반면 트위터는 9%에 달하는 감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0.2% 올랐고,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실적 호조에 1% 가까이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