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목표치의 25% 수준에 그쳐…작은 시장ㆍ노조 파업 등 요인 지목
[뉴스핌=김기락 기자] 지난달 7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i30가 일평균 14대씩 판매에 그쳐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i30가 속한 해치백 시장이 작고, 노동조합의 파업을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내달부터 신형 i30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현대차의 기대와 쉽지 않을 것이란 업계의 시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21일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호차를 시작으로 출고가 시작된 신형 i30는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174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평균 14대로, 판매 목표치의 25% 수준에 그친 것이다.
현대차는 신형 i30를 출시하면서 연간 판매 목표를 국내 1만5000대를 포함, 글로벌 25만대로 세웠다. 내수 판매 목표 1만5000대는 월평균 1250대 규모로, 일평균 62대 판매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신형 i30는 2007년 첫 출시된 유럽형 해치백 모델이다. 2011년 2세대 출시에 이어 약 5년 만에 3세대 모델인 신형이 새롭게 출시됐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가솔린 1.4 터보 가솔린 가솔린 1.6 터보, 디젤 1.6 터보 등 세 가지다.
현대차는 출시 초기 판매 부진을 우려하면서도 내달부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30가 국내에서 비주류 차종인데다, 터보 엔진은 (다른 엔진 보다) 생산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면서 “지난달 노조의 파업 여파로 인해 신형 i30 출고대수가 적은데 이제 생산 정상화가 됐고, 2000여대 계약된 만큼 내달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30를 ‘비주류’라고 하는 이유는 해치백 모델이라는 특성 탓이다. 트렁크와 뒷좌석이 연결된 해치백은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해치백은 폭스바겐 골프로 9500여대 팔렸다. 같은 기간 i30는 3300대 판매됐다. 지난해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인 쏘나타는 9만5000여대 팔렸다.
i30가 가장 많이 판매된 해는 지난 2008년으로, 3만127대 팔려나갔다. 이후로 판매량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09년 2만5607대, 2010년 9162대, 2011년 4359대로 줄었다. 2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2012년 1만5398대, 2013년 1만410대, 2014년 6660대로 하락세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이번 신형 i30 연간 목표를 1만5000대로 잡은 것은 상당히 보수적이란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해치백 모델을 출시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쉐보레 아베오를 출시했고, 르노삼성차도 내년 상반기 모기업인 르노의 클리오를 국내 선보일 방침이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링카다.
업계 관계자는 “해치백 모델이 작고,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유럽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SUV 등에 밀려 오랫동안 고전해왔다”며 “국내 해치백 시장이 신형 i30를 중심으로 커질지 주목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