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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에서는 거제도 앞바다를 장악한 초보해녀 진소희, 초보 잠수부 진우현, 베테랑 잠수부 정봉재, 그림 그리는 엄마 강태영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3~7일 오전 7시50분 ‘아빠는 잠수부 나는 해녀’ 편을 방송한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거제도 해녀 할머니들 사이에서 눈을 빛내는 그녀는 초보 해녀, 진소희 씨(25)와 엄마 강태영(52) 씨의 재혼으로 가족이 된 베테랑 잠수부 새아버지 정봉재(54) 씨, 아버지를 따라 잠수부의 길로 들어선 아들 진우현(30)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정봉재 씨는 작지만 야무진 소희 씨는 ‘잠수부로 딱’이라고 생각했다. 소희 씨는 봉재 씨의 그 말에 난생처음 바다에서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됐다. 그 무렵 거제에 해녀 학교가 생겼고, 곧바로 지원, 합격했다.
3분 30초, 숨도 제법 잘 참고, 두려움 없는 성격, 그리고 맹연습. ‘상군’감이라고 소문이 나 해녀 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초보 해녀 소희 씨의 대선배인 아버지 봉재 씨는 수심 30m의 바다에서 30여 년을 보냈다. 언제 수압에 눌려 잠수병에 시달릴지, 언제 산소 줄이 끊어질지 모른다. 숨 막히는 고비를 넘고 또 넘고도, 칠십이 넘어서도 바다를 호령하고 싶다는 봉재 씨는 또 다른 꿈나무를 키우고 있다. 바로 아들 진우현 씨다.
엄마 태영 씨에게 우현 씨는 ‘아픈 손가락’이었다.대학을 중퇴하고 생계를 책임지다시피 일했던 우현 씨는 박봉에 별을 보고 나가 별을 보고 들어와도 묵묵히 일만 했다.
아버지는 그에게 함께 잠수부를 하자 설득, 한배를 타게 됐다. 여태껏 잠수는커녕, 허드렛일을 도맡아하지만 언젠가 카리스마 넘치는 아버지처럼 멋진 잠수부가 되길 고대하고 있다.
봉재 씨의 바다에 아들, 딸이 터를 잡았다. 그는 바다 사나이에서 든든한 아버지이자 스승이 되어가고 있다. 이 모든 행복한 변화는 한 여인을 만나면서 시작된 것. 그래서일까 봉재 씨는 아내 앞에선 꼼짝을 못한다.
옷도 그녀가 코디해준 대로, 머리 스타일도 그녀의 뜻대로지만, 그래도 좋은지 허허실실이다. 후줄근하고 거칠었던 바다 사나이를 변신시킨 여인, 태영 씨다.
◆엄마는 행복을 그린다
태영 씨는 요새 유화 그리기에 푹 빠져있다. 그리는 것은 ‘해녀의 탄생’. 딸이 비너스마냥, 해녀로 탄생하는 모습이라고.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유화 그리기, 형편이 어려워 엄두도 못 냈었는데 지금에야 타고난 손재주를 유감없이 발휘중이다.
네일아트, 아로마 테라피, 피부 관리 등 미용 쪽 자격증만 열 개가 넘는다는 태영 씨는 안 살림에서도 실력은 발휘된다. 고된 바다 일 다녀온 봉재 씨에게 알록달록 색깔 맞춘, 그림 같은 밥상을 차려내니 ‘예쁘다’, 사랑 받는 아내일 수밖에.
누가 봐도 우아한 사모님 같은 그녀에게, 호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0여 년 전, 전 남편의 사업실패로 집은 경매에 넘어갔고 빚더미에 앉았다.
홀로 우현 씨와 소희 씨 남매를 키운 태영 씨는 한때 죽을 생각도 해봤지만, 자식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끔찍했던 과거를 딛고 태영 씨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죽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자.
그렇게 살아가며 얻은 인생철학이라면, ‘매일 행복하게 살아야 평생 행복하다’는 것. 철학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하며 행복을 되찾은 태영 씨. 다행히 아이들도 엄마의 인생 철학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소희 씨는 엄마가 그리는 것처럼, 결국은 해녀로 탄생해 ‘행복하다’ 말하고, 우현 씨는 바다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거제도 앞바다를 장악한 초보해녀 진소희, 초보 잠수부 진우현, 베테랑 잠수부 정봉재, 그림 그리는 엄마 강태영 씨의 일상은 ‘인간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