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00~500%성과급,격려금 명목 수백만원씩 챙겨
현대차 근로자 평균 연봉, 국내 전체 근로자 대비 3배
[뉴스핌=김기락 기자] 파업 중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최근 10년 동안 챙긴 성과급만 1억원대로 집계돼 ‘귀족 노조’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일 사측이 기본급 7만원 인상안을 골자로 제시한 추가 협상안을 거부했다. 지난달 잠정합의 시 기본급인 5만8000원 대비 20% 올랐으나 이를 더 높여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27일부터 시작한 부분파업을 오는 30일까지 이어가는 한편, 임금협상을 지속할 계획이다. 28일 오후 재교섭이 예정돼 있다. 앞서 26일에는 현대차 울산 공장을 비롯해 아산, 전주 등 전 공장이 전면파업에 들어가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26차례에 걸친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기본급 대비 7.2%·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인상 규모를 지난해 8만5000원 보다 약 두 배 늘려달라는 얘기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안을 도출했으나 3일 후 이어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는 성과급과 격려금만으로 평균 1000만원이 넘고, 전체 임금 인상 규모는 약 18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2000여만원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해마다 수백%의 성과급을 챙겨왔다. 적게는 300%에서 많게는 500%까지 늘렸고, 격려금 명목으로도 수백만원씩 받았다. 여기에 주식 등이 더해져 ‘고임금’, ‘귀족노조’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게된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600만원으로, 폭스바겐 7841만원(6만2473유로)과 토요타 7961만원(852만엔) 보다 1600만원 이상 높다. 2004년 현대차 근로자는 평균 연봉으로 4900만원을 받았으나 10년여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근로자 평균 연봉은 9313만원으로 현대차 보다 낮다.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국내 전체 근로자 가운데 최상위층에 속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15년)’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연봉은 3281만원로, 현대차 근로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현대차 근로자가 이들의 세 배를 더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인 6544만원 보다도 높다.
연봉금액별 근로자수는 ‘1억원이상’이 39만명(2.7%), ‘1억원미만∼8000만원’은 41만명(2.8%), ‘8000만원미만∼6000만원’은 96만명(6.5%), ‘6000만원미만∼4000만원’은 203만명(13.8%), ‘4000만원미만∼2000만원’은 554만명(37.7%) ‘2000만원미만’은 535만명(36.5%)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현대차 근로자의 임금이 수직 상승하고 있지만, 현대차 경영 실적은 오히려 수직 하락하고 있다. 올해 파업으로 3조원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빚은 처지에 놓였다. 현대차 노조가 ‘집단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1년 영업이익률은 10.3%였으나 지난해 6.9%로 3.4%p 주저앉았다. 올 상반기에는 6.6%로, 전년 동기 대비 1.0%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 줄어든 3조1042억원에 그쳤다.
올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 목표는 501만대로, 올들어 8월까지 309만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공장의 수출 판매 64만대에 그쳐 17.7% 주저앉았다. 이 틈을 해외 공장에서 늘리며 채우고 있다. 현대차 해외 공장 판매는 201만대로, 4.8% 늘어났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최근 파업동향 및 대응방안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파업 중인 현대차 노조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파업에 대해 무노동·무임금 원칙 등을 철저히 적용하고,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7월 이후 파업에 따른 현대차의 누적 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하며 대기업 귀족노조 파업으로 협력업체는 몇 배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노조 이기주의와 고비용·저효율의 노동시장으로 기업은 국내 투자와 채용을 주저하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뛰어다니는 청년들을 좌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