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기 전문가들 한목소리.. 중국 내부서도 경계감 확산
[뉴스핌=이고은 기자] 중국 내부 전문가를 비롯해 과거 일본의 거품 붕괴를 예견하거나 경험했던 많은 전문가들이 과거 일본 부동산시장의 과열과 현재 중국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하고있다고 28일 자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나마 중국이 일본보다 나은 점은 국가발전 정도가 당시 일본에 한참 미치지 못해 금융 위기를 맞더라도 발전의 여지가 더 남아있다는 정도.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률 (2011-2016) <자료=블룸버그> |
통신은 중국이 과잉 신용과 부실 대출을 막지 못해 장기적으로 성장에 타격을 입은 일본 부동산시장의 패착을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 일본 붕괴 점친 전문가들 "중국 닮은꼴"
중국의 총 부채는 2008년부터 GDP의 2.5배까지 치솟았고, 당국은 저렴한 은행융자로 이를 유발시켰다. 신용과잉은 부동산시장으로 미쳐, 주요 도시에서 일년만에 부동산 가격이 33%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규제 당국은 은행의 악성 채무를 솎아내고 좀비 기업을 퇴출하는데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업계 분위기 유지를 위해 일련의 기업 부도 사태를 보류하게 했다.
1990년대 일본 거품 붕괴 시점에 일본에서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던 러셀 존스 애널리스트는 "정말 우려되는 것은 부동산 활황이 계속되면서 채무의 양이 급속히 늘어나고, 문제가 되는 채무자와 채권자도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런던 르웰린 컨설팅에서 근무하는 그는 "최근 중국의 상황은 가격, 채무, 자산건전성 등에서 독이 든 칵테일과 같다. 지난 1980년대 일본의 버블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일본 침체를 예측한 바 있는 뉴욕대학 연구원 로이 스미스 역시 "(일본과 중국이) 평행선을 걷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시장 붕괴는 그들이 아직도 극복해내지 못한 금융 위기를 이끌었고, 중국 역시 과다 부채로 인한 금융 위기에 직면할 것이며, 이들 사이에서는 중대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일본의 거품 붕괴 당시와 현재 중국의 부동산 과열 현상이 닮았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 중국 전문가들 "주택시장 자본유입 막아야"
중국 인민은행 자문관인 황이핑(黃益平)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최근 중국의 레버리지(타인자본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하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확하게 일본에서 발생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국내 최대 민간 전략 싱크탱크인 안바운드 컨설팅의 첸 공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경험은 중국 규제당국이 자본 거품 위험에 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자본이 주택시장으로 돌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중국이 1990년대의 일본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중국이 일본보다 덜 성숙한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금융 붕괴 사태가 있더라도 경제를 다시 되살릴 여지가 더 남아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2013년 53%로, 1980년 일본의 77%보다 한참 못 미친다. 중국은 도시화율이 80%에 이르기까지 추가로 1억5000만명이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이 인구가 앞으로 수년간 건설업 경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있다.
1990년대 일본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컨설턴트로 일했던 피터 모건은 "일본의 경제가 이미 성숙 단계를 한참 지나있기 때문에, 온건한 정책으로 버블 붕괴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