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거래자 및 ETF 동반 '팔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이 보유중인 금을 대량 팔아 치우고 나섰다.
이번주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여지가 낮지만 연내 두 번째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금 <출처=뉴시스> |
19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 사이 투기거래자들의 금 순매수 포지션이 11% 급감, 24만8858계약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5월24일 이후 최대폭의 감소에 해당한다. 전주 7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순매수 포지션이 한 주 사이 급감한 셈이다.
금 선물이 올들어 큰 폭으로 랠리한 가운데 연준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자 투기거래자들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 선물은 연초 이후 지난 16일까지 24%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인상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인 결과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궁극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금의 차익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보유중인 금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8월 2039.93톤으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ETF의 금 보유량은 최근 024.36톤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금 연계 최대 ETF인 SPDR 골드의 금 보유량은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펀드 업계의 금 매도는 지난달 잭슨홀 미팅 이후 두드러진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당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여건이 강화됐다는 진단을 내놓았고, 이와 관련해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9월 및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과 민간 소비 등 미국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는 지표가 최근 둔화되면서 9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는 저조한 상황이다.
도널드 셀킨 내셔널 증권 전략가는 “대선을 앞두고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여지가 낮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예상이 빗나갈 경우 금값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