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 집단대출 연체율 급증 우려"...가계부채 세부 DB 구축해야
[뉴스핌=김지유 기자] 집단대출에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자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또 2017년말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주택금융포럼(금융위원회·주택금융공사 주최)'에서 "기존 주택 등 담보위주에서 차주의 상환능력 중심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예외 조항을 보완할 필요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10조원 증가했고 이중 집단대출 비중은 52.6%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주담대에 적용중인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은 집단대출에 예외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집단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관리강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 8월25일 가계부채대책에서도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송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에도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의 골자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DTI를 적용하게 되면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게 돼 대출심사가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
잠실 아파트단지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내년말 집단대출 연체율 우려", "가계부채 세부 DB 구축해야"
또 집단대출의 연체율의 급증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국내은행의 집단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말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의 연체율이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
그는 "현재 집단대출의 연체율 낮다고 해도 실제 외부충격 있거나 주택금융시장에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의 미시적 데이터베이스(DB)가 부족해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시적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고령화 문제, 집단대출 문제와 관련해 총량만 갖고 깜깜이식으로 더듬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만 교수는 "데이터들이 정교화돼야 한다"며 "정부의 발표만 보고 분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소한)연구자들한테는 이를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미시 데이터 구축시스템 마련…"개선될 것"
이에 대해 금융당국도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시 DB 구축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홍석린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가계신용분석팀장은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관련 DB는 세계어느나라 내놔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주로 매크로 측면에서 통계들인 점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마련한 미시 데이터 구축시스템에 은행들로부터 데이터 수집하고 있다"며 "적기가 되면 이런 데이터들을 공유하고 좀 더 바람직한 대응방안 모색할 것이고, 내년은 좀 더 나은 DB 공유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총량을 집계하는 지표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영배 NICE평가정보 CB연구소장은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지표를 만들 때)실제로 가계부채는 금융권 및 사인 간이 있는데, 사인 간 채무는 제외하고 금융사가 가계에 대출해 준 총량을 가계부채라고 정한다"며 "계속해서 간극 줄이려고 통계지표 개발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