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서 보험 설계사로…과거 경력 살려 고객 건강 상담도
임지영 미래에셋생명 성동지점 설계사(FM)
[뉴스핌=이지현 기자] "예전에 30대 중반의 젊은 CEO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항상 창백한게 심상치 않아 보험 가입을 권유했었죠. 그런데 진짜 보험가입 하시고 얼마 안있다가 당뇨로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본인도 당뇨인걸 모르셨다고 하더라고요"
임지영(46) 미래에셋생명 성동지점 설계사(FM)는 고객의 얼굴만 봐도 대략적인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고객들은 임 설계사에게 의사가 써준 진단서를 들고와 해석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병원에 가기 전 좋은 병원을 추천해 달라고 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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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미래에셋생명 성동지점 설계사(FM)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보험설계사로서는 이색적인 활동 모습이다. 이유는 그녀의 특별한 경력에 있다. 임 설계사는 지난 10년간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간호사 경력 5년만에 수간호사를 달 정도로 당차고 유능했다. 하지만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10년만에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10년간 간호사로 일했는데,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새벽이고 뭐고 부리나케 가야 하는 것이 굉장히 스트레스였어요. 거기다가 늘 아픈 사람만 봐야 하는 점도 힘들었죠. 10년차쯤 그런 것에 대한 딜레마가 생기면서 간호사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 후 우연한 기회에 설계사 일을 시작했죠"
보험 설계사의 길로 들어서면서 그녀는 정말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보험의 특성상 늘 건강한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고객을 만나는 것도 계약을 위해서라기 보다 사람과 사람이 친숙해지는 단계로 보게 됐고, 항상 즐겁게 일할 수 있었죠."
고객과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임 설계사의 철학 덕분에 그녀는 고객 유지·관리에 특출난 능력을 보였다. 현재 임지영 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은 총 650명 가량인데, 그 중 지인은 5명 내외다. 나머지는 모두 다른 설계사들이 일을 그만두면서 생긴 '고아계약'을 넘겨 받은 것이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다른 설계사에서 넘어온 고객만 180명"이라며 "이 경우 고객들은 설계사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갖게 되는데, 이를 잘 관리해주면 큰 계약으로 키울 수 있다. 이런 케이스로 작년에 한 고객은 한 번에 16건, 총 15억 규모로 가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객 관리 비법을 묻자 임 설계사는 '세심함'을 꼽았다. 그는 매달 고객의 성별, 나이에 따라 좋아할만한 작은 선물들을 택배로 보낸다. 또 계약과 관련된 일이 없더라도 한 달에 한 번씩 고령의 고객들을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한다.
"큰 도움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정성을 다하고 있죠. 고객군을 분류해 매달 택배를 보내고, 고객들을 주기적으로 찾아가 관계를 맺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오히려 고객들은 그런 세심함에서 더 감동을 받았다고들 하세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의외의 답이 나왔다. 그는 제대로 된 노인 요양원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경력 때문인지 요양원을 가 보면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 눈에 자꾸 들어오더라고요. 간호사 경력과 설계사 경력을 모두 살려 정말 좋은 요양원을 하나 차리고 싶습니다. 물론 요양원을 차린다고 해도 설계사 일은 절대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