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이래 주가 50% 가까이 하락
[뉴스핌=이지연 기자] 대만계 중국 ‘라면왕’ 캉스푸(康師傅)의 2분기 순익이 음료수·라면 매출 감소 및 광고비용 증가로 인해 87%나 급감했다. 계속된 영업 악화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캉스푸의 주가도 내리 곤두박질치고 있다.
29일 캉스푸홀딩스(康師傅控股, 00322.HK)가 발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캉스푸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95% 감소한 20억9200만달러, 순익은 전년보다 87.07%나 감소한 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캉스푸의 라면, 음료수 매출액은 전년 동기비 각각 11.59%, 2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캉스푸 전체 매출에서 라면과 음료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7%, 60%에 달한다.
건강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 판매가 타격을 받았고, 무엇보다 지난 몇 년간 숱하게 터진 캉스푸의 위생 문제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4년 10월에는 캉스푸의 지주회사인 딩신(頂新)그룹이 폐식용유에서 추출한 기름을 식용유에 혼합한 사실이 드러나며 중화권 내 캉스푸를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계속된 여론 및 실적 악화로 캉스푸의 주가는 작년 10월 대비 50% 가까이 밀려난 상태다. 29일 마감가 기준 캉스푸의 주가는 7.91홍콩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의 경우 201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70% 가까이 증발했다.
8월 29일 기준 홍콩증시에 상장된 캉스푸 최근 1년 주가 추이 <사진=텐센트재경> |
영업 악화는 비단 캉스푸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지난해 중국 음식료 업계 과반수 이상의 기업은 생산량이 감소했다. 특히 라면과 맥주 생산량은 각각 12.5% 감소, 3.6% 감소를 나타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중에서도 저가 맥주의 소비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라면 소비량은 404억개로 2009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상대적으로 문화 서비스 산업이 각광을 받는 추세다. 상반기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연인원 22억4000만명, 국내 관광수입은 1조9000억위안을 기록했다.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의 경우 상반기 246억위안을 나타내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보다 고급스러운 음식과 서비스를 향유하려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레딧 스위스가 발표한 ‘글로벌 부(富) 보고서 2015’에 따르면 중국의 중산층 인구는 세계 최대인 1억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중산층 인구 9200만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