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FDI 올들어 62% 급증..각국 견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달 4~5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무역이 아닌 투자가 새로운 아젠다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자본 유출과 위안화 하락을 우려한 자산가 및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잰걸음을 하는 가운데 관련 국가가 이미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얘기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요 자산 및 기업을 공략하자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됐고, 내달 G20 회의에서 이 사안이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호주 정부는 중국의 전력 네트워크 투자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고, 영국 정부는 중국 자금의 핵 시설 투자 제안을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는 올해 1~7월 사이 62% 급증, 1027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이 중 상당 규모의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 들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미국 직접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연초 이후 투자액이 3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투자 규모에 비해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최근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를 포함해 중국 자본은 유럽 시장 역시 적극 공략하고 있다. 상황은 아시아와 그 밖에 신흥국도 마찬가지다.
국제 교역에 비해 투자는 국가간 규정이 모호한 데다 보안 문제와 맞물리는 측면이 커 올들어 중국의 행보는 주요국 정부와 커다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초 46명의 미국 국회의원이 중국의 시카고증권거래소 인수를 강력하게 저지할 것을 주문했고,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직접 나서 중국 정부에 투명한 투자 원칙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중국 자본의 침투가 국가 보안에 흠집을 내는 한편 주요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호주 기술대학교의 제임스 로렌세슨 호주-중국관계연구소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의 중국 투자에 대한 견제는 교역보다 훨씬 더 강하다”며 “중국의 투자 의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연구원은 “중국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가장 폐쇄적인 국가에 해당한다”며 “중국 기업들이 보호주의의 벽 뒤로 성장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몸집을 불리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