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하반기 한국경제에 한파가 예고되고 있다. 원화 강세, 보호무역 기조로 흐르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고, 상반기 반짝 뜨거웠던 내수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식어갈 가능성이 크다.
12일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화가 강세 기조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만만찮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2.30원(0.21%) 오른 1103.3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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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올 2월 1241원까지 갔던 달러/원 환율이 어느덧 11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지난 10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1094.0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화가 이처럼 강세를 나타내면서 당장 수출 부진이 심화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인다. 올 들어 수출은 7월에 전년동월 대비 10.2% 감소하는 등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9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해지는 원화 강세는 수출 경기 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일례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이 약 42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이 최근 우리 철강 기업에 대규모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흐르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계기로 이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사드 배치 문제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껄끄럽다.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언제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회복세를 기대하기가)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내수도 걱정이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는 등 정책효과는 소멸되는 반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의 하방위험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경제는 내수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분기 -0.2%p였던 내수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는 2분기 1.1%p로 뛰었다. 2분기 순수출(수출 - 수입)의 성장기여도가 -0.3%p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 덕이 있긴 했지만, 어찌 됐든 내수 덕에 우리경제는 올 1분기와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각각 2.8%, 3.2% 성장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내수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내수 개선세를 조금이라도 떠받치고자 정부가 마련한 추경은 국회에 발이 묶여 언제 집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이날 여야가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라도 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2일 처리 합의했지만, 가 봐야 알 것 같다"면서 "더 늦기 전에 통과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