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5만t 설비매입에 900억제시..현대重 입장반영
현대제철, 단조사업 순천공장 집결..효율성 향상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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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지지부진하던 현대제철과 현대중공업간 단조제품 생산라인 매매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계약이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 순천단조공장<사진=현대제철> |
11일 철강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중공업에 울산 본사의 연산 2만5000t급 단조설비 4기에 대한 매입 금액으로 약 900억원을 제시했다.
단조설비는 선박용 엔진이나 부품, 석유화학 설비에 들어가는 철강부품을 가공하는 설비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대 초 울산 본사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단조설비를 설치했다.
현대중공업의 연간 매출 가운데 단조사업 매출액은 706억으로, 약 0.7%를 차지한다. 현대제철은 매년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단조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현대제철의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힐 예정으로, 당초보다 제시된 가격이 높아 계약 성사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최근 인천공장을 폐쇄하고 순천공장을 육성하기로 하는 등 단조사업 효율성 극대화 및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현대제철은 현대중공업 단조설비 매입을 택했고 최대한 우호적인 조건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도 자금 확보가 우선인 상황이어서 현대제철 측이 제시한 조건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8월 단조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현대중공업의 단조설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자금 확보를 위해 단조설비를 매물로 내놨는데, 관련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의 비핵심자산 매각이라는 명분과 현대제철의 대형 단조제품 생산 추진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계약이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양측은 인수금액에서 상당한 이견을 보였고, 결국 협상은 1년 이상 장기화됐다.
현대제철은 최근 단조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울산 단조설비 매입협상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고, 양측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지막 협상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이달 중 계약이 성사되면 9월부터 현대중공업 단조설비 이관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현대제철은 순천공장 기존 단조설비에 대해서도 개보수 작업도 마무리 될 것이며 사업 일원화 및 효율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5년 내 단조사업 부문에서 국내 최대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한 이후 순천공장을 중심으로 단조생산을 집중시킨 데 이어 추가로 20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합리화했다. 최근에는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이상 앞당겨 인천단조공장까지 폐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순천공장 단조제품 연산능력은 내후년까지 단강이 33만9000t을, 단조는 2018년 17만2000t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설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그 효과로 품목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