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기보다 15% 순익 증가, 리스크관리 효과
[뉴스핌=한기진 기자]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22일 실적발표에서 “상반기는 기준금리 인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으로 경영환경이 냉각됐다”고 정리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을 포함해 KB금융,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빅4 금융지주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4조1205억원을 벌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6340억원)나 더 벌었다. 김병호 부사장은 “워낙 금리가 낮아 기준금리 인하에 다른 수익 하락폭이 과거보다 감소했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서 대손충당금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의 설명처럼 빅4 금융지주사 모두 비슷한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날 하나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9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5% 늘었다고 밝혔다. 일회성이익 없이 거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시너지효과와 영업력 강화 결과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그룹 통합멤버십서비스인 하나멤버스가 560만 회원을 돌파하는 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통한 고객기반 확대 노력으로 핵심저금리성예금이 전분기 대비 2.7%(1조 980억원)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으로 2분기 3068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7990억원을 벌었다. 통합 이전인 전년 동기(양행 단순합산 기준) 대비 7.6%(562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상반기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3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1000억원) 줄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1조4548억원을 벌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64억원이나 늘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1.46%에 머물렀던 순이자마진(NIM)이 1.50%로 오르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게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하락 여파 등으로 대출 수익률은 떨어졌지만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돈이 요구불 예금 등으로 몰리고 수신금리도 떨어지는 등 조달 비용이 줄어든 게 마진 개선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80%에서 0.82%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신이 부실화될 때를 대비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해 말 173%에서 175%로 올랐다.
KB금융도 상반기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나 늘었다. KB금융이 상반기 1조원대 순이익을 올린 것은 2012년 이후 4년만이다. KB금융 측은 “희망퇴직 효과로 관리비가 줄고,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대손비용을 낮게 유지한 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74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억원가량 이익을 늘렸다. 국민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0.95%)이 지난해 말보다 0.15%포인트 줄어드는 등 건전성 지표가 나아졌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2% 늘어난 7503억원을 벌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용면에서도 양호하다"며 "그룹 순이자마진, 대출성장률이 증가했으며, 이자이익도 개선됐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