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 동영상 콘텐츠 등으로 시장 선점 노려
5G 상용화 위한 전략적 시도, 킬러 콘텐츠 부재는 숙제
[뉴스핌=정광연 기자] KT가 가상현실(VR)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포츠 중계와 동영상 콘텐츠로 시장 선점을 노리는 것은 물론 5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의 활용도 함께 추진중이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과 융합기술원을 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중성 확보를 위한 ‘킬러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기준, KT는 올해에만 ▲360도 VR 동영상 서비스(올레 tv 모바일) ▲세계 최초 VR 모바일 야구 생중계 ▲VR 영상 콘텐츠 제작 무료 강의 ▲프로야구 올스타전 VR 생중계 ▲국내 최초 360도 VR TV 광고 제작 등을 선보인바 있다.
VR은 KT를 비롯한 이통사뿐 아니라 IT 기업 모두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한국VR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VR시장 규모는 9600억원이며 오는 20202년 5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캐피털은 글로벌 VR시장이 2020년 300억 달러(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탈(脫) 통신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는 KT가 VR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사진=KT> |
KT측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라인업을 집중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스포츠는 야구 중계, 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을 활용한 콘텐츠가 핵심”이라며 “올레tv모바일 360도 VR전용관에서 5개 장르 61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메이저 CP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추가 콘텐츠 제작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T의 VR에 관심을 나타내는 또 다른 이유는 5G 상용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현재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5G는 4세대(4G) 통신인 LTE보다 이론적으로 1000배 정도 빠르고 광범위한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VR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이나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방대한 데이터가 요구되는 IT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도 5G는 필수적이다.
문제는 정작 소비자들은 5G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5G 상용화를 위해선 고객들의 요금 부담 증가가 불가피한데, 충분한 콘텐츠 없이 기술적 필요성만 강조할 경우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KT가 가장 대중적인 VR 관련 콘텐츠를 지속 공급해 자연스럽게 5G의 중요도를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을 선택한 이유다.
다만, KT가 제공하는 콘텐츠 중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른바 ‘킬러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스포츠 중계나 동영상 등으로는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 게임 등 특화된 콘텐츠 확보를 위한 외부 투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는 “국내 VR시장은 생산자 중심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VR콘텐츠나 디바이스에 대한 소비자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며 “향후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유명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제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