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비중 15년래 최고, 주식 4년만에 첫 비중축소 포지션
브렉시트 충격에 지정학적 리스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연일 지속한 한편 글로벌 증시가 탄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방어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충격과 불확실성이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의 경계심을 자극,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이 15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9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매월 실시하는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7월 현금 비중이 5.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달 서베이에서 나타난 반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펀드매니저들의 평균적인 주식 포지션이 ‘비중 축소’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4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특히 영국 주식의 하락 베팅 기회를 엿보고 있는 투자자들의 비중이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글로벌 전반의 주식시장 하락 리스크를 헤지한 펀드매니저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또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이 3년 6개월래 최저치로 밀렸고, 유럽 주식의 포지션 역시 3년만에 처음으로 ‘비중축소’로 밀렸다. 이와 달리 이머징마켓 주식의 비중은 22개월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최저점에서 8.5% 급등, 사상 최고치 랠리를 최근 연일 지속했지만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심리는 뚜렷한 냉각 기류를 보였다.
브렉시트 이외에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펀드매니저들의 ‘리스크-오프’ 움직임을 부추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서베이에 참가한 195명의 투자가들은 현 시점에 가장 커다란 투자 리스크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실물경기 충격부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악재가 잇달아 불거진 데 따라 펀드매니저들은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이 약 12조달러에 달한 가운데 추가적인 부양책 카드가 거의 소진된 중앙은행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극단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다.
마이클 하네트 BofA 최고투자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주식 비중이 4년만에 처음으로 ‘비중축소’로 떨어진 한편 재정정책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지적한 펀드매니저가 최고치에 달했다”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의 상승 촉매제로 재정정책 완화를 기대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