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아시아 증시 6조원 쓸어 담아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주 5일 만에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6조원에 가까운 대량 순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들은 닷새 동안 신흥국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51억달러어치 순매수에 나섰다고 같은날 배런스온라인이 보도했다. 해당 수치는 일일 유출입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증시 매수액은 제외한 집계치.
CS는 이번 순매수 규모는 2014년 4월 이후 가장 강력한 수치라며, 그 중에서도 한국과 대만 증시에 각각 19억달러(약 2조1614억원), 17억달러(약 1조9339억원)가 유입되며 두드러진 성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외인들이 들어오면서 아시아 증시는 지난주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닛케이지수의 경우 지난주 9.2% 뛰며 2009년 12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고, 한국 코스피지수도 2.8%의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불마켓 진입에 성공한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증시에 이어 지난주에는 대만 증시도 불마켓으로 진입했다. MSCI아태지수의 경우 지난주까지 닷새 연속 상승하며 주간으로 4.4%가 올라 4월15일 이후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관련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역시 견실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아이셰어즈 MSCI 이머징마켓ETF(종목코드:EEM)의 경우 연초 대비 11.7% 올랐고 뱅가드FTSE이머징마켓ETF(VWO)는 같은 기간 12.7%가 뛰었다. 특히 EEM의 경우 지난 14일 13억달러의 투자금이 몰리며 4월7일 이후 최대 일일 유입액을 기록했다.
◆ 인기 비결과 전망은?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배경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공통적으로 중앙은행의 부양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모간스탠리 주식 전략가 조나단 가너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후 나타난 이머징 아시아 증시 랠리가 놀랍다며 “선진국에서의 통화 완화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아베 신조 총리의 참의워 선거 승리로 새로운 부양 가능성이 커졌으며, 영란은행도 은행 대출요건을 완화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본격 지원사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며 위험선호 심리를 부추겼다.
지난주 공개된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6.7%로 전망치 6.6%를 웃돈 점이나, 양호해진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등도 증시 추가상승 기대감을 부추긴 요인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상승 흐름이 앞으로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CS 주식전략가 삭티 시바는 일본제외 MSCI 아시아지수 올 연말 전망치를 550으로 기존과 같이 제시했다. 현 수준 대비 상방 가능성이 단 4%에 그치는 셈이다.
모간스탠리 글로벌 증시팀은 이머징 및 일본의 증시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에 대해서는 매도를 권고했고 이머징마켓에 대해서는 종전의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