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주가 및 최저치 수익률에 월가 싸늘한 시선
씨티그룹 원자재 2017년 불마켓 겨냥 비중 확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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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각) 장중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올랐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포함한 국내외 불확실성과 악재 속에 말 그대로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른 셈이다.
강세장을 바라보는 월가 투자은행(IB)의 시선은 차갑다. 사상 최고치를 깬 주식시장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채권 수익률 모두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투자가들이 추격 매수보다 급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일부 IB는 상품시장의 강세 전망을 내놓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부산하게 움직이는 런던 금융권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주식과 채권 모두 비싸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채권 투자를 권고했던 모간 스탠리도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기존의 전망에서 한 걸음 후퇴했다.
이 밖에 주요 IB들이 최근 주가 상승 흐름에 불안한 시각을 보이는 한편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 상승이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투자자들이 영국의 EU 탈퇴 문제를 경제 성장에 충격을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부양책 확대 가능성을 점치고 ‘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 삭스는 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일시에 투매가 쏟아지면서 주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월가 다른 곳에서도 이 같은 경고가 나왔다.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리저브 US 뱅크의 에릭 위건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초저금리가 주가를 사상 최고치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따름”이라며 “앞으로 S&P500 지수는 1900~22200 사이에서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지난 6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8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뉴욕증시의 최고치 기록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모간 스탠리는 채권시장의 투자 리스크를 경고했다. 브렉시트를 근거로 채권 랠리를 전망했던 모간 스탠리는 미국과 독일, 일본, 영국 등 이른바 ‘빅4’ 국채시장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단기물은 물론이고 장기물까지 수익률이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밀리자 추가 하락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선진국 국채가 지나치게 비싼 수준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양책을 확대할 여지가 높지만 이는 국채 매도 신호라고 주장했다.
블랙록은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저수익률과 고변동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랙록의 리처드 터닐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수년간 지속될 악재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한 파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투자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을 포함한 주요 자산시장 어디에서도 가치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근방 유전 모습 <사진=블룸버그> |
잿빛 전망이 연이어 제기된 가운데 상품시장이 내년까지 불마켓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씨티그룹은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섹터에 내년 랠리를 겨냥,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파장이 다소 진정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 성장이 회복,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투자 자금 흐름의 균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에서 지난해 2분기 상품시장의 상승이 단기적인 흐름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랠리는 지속성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22개 원자재 가격으로 구성된 상품 지수는 지난 1월 2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뒤 상반기 13% 뛰었다.
이 밖에 블랙록은 수출 비중이 높은 영국 기업과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