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우수연 기자] "사실 인턴전형 중에도 채용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있어요. 다만 6개월 동안 실무에 참여하면서 '이렇게까지 실무에 많이 참여하는데 설마 나를 안뽑을까?'라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외국계 증권사에 채용전제형 인턴 과정을 거쳐 신입사원으로 선발된 직원 이민영(가명)씨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2개월의 집합교육, 4개월간의 1:1 교육을 거친 인턴기간이 업무에 대한 자신의 적성을 비춰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이 씨와 함께 선발된 인턴 동료는 20명 남짓. 본인이 중도포기를 선언한 지원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을 전공한 그는 인턴 입사 후 원하는 부서로 배정을 받았다.
인턴기간 동안 부서에서 해외본사와 협력업무에서 언어 관련 부분을 주로 맡았다. 4개월 트레이닝 과정에서 1:1 사수를 만났고, 매일 일지를 쓰면서 경험한 업무들을 정리했다. 정규직 전환 직전에는 차곡차곡 정리한 일지와 업무에 대한 PT를 통해 최종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 씨는 "예를 들어 내성적인 지원자가 영업부서에선 적응이 어려울 수 있잖아요. 이러한 부분을 미리 경험해보고 실제 직무에 본인이 적합한지 알아볼 수 있는 제도가 인턴제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전공이 어문계열이라 증권사 업무에 바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큰 도움이 됐죠"라고 말했다.
![]() |
이 씨 뿐 아니라 적잖은 최종합격자들은 인턴 체험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
국내 증권사에서 인턴을 거친 김범호(가명)씨도 실무 경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자리를 잡은 케이스다. 다만 그는 채용 전제형 공채 인턴이 아니라, 해당 부서에서 소수의 인턴을 모집하는 특정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면접 이후 기업금융팀 TF에 바로 투입돼 실무에서 6개월 가량 일했어요. 지금도 사실 그 때 함께 일했던 선배들과 인연으로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만큼 특별한 기회였고 운이 좋았던 거라 생각해요. 직접 경험을 통해 이쪽 분야에 재미를 느끼고 바로 입사를 결정했죠."
또다른 국내 증권사에 재직중인 한정현(가명)씨도 재작년에 인턴으로 시작해 작년 정규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40명의 인턴 중 우수인턴 20명으로 추려지고, 그중에 최종 면접을 통해 10여명만이 최종 합격 성적표를 받는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 아니 전쟁이었다.
하지만 그는 "요즘 인턴이 채용의 일환이 되다보니 (신입사원) 합격을 위해서 지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회사와 직무를 알고 본인의 적성과 맞춰보는 게 본래 의미라고 생각해요. 저도 증권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지 않았지만, 지점에서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시장이 굴러가는 기본 흐름을 배웠죠"라고 했다.
그렇다면, 수개월의 인턴을 통해 이들을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채용을 결정한 상사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이들 역시 인턴제가 회사나 지원자 입장 모두에서 검증 과정을 거쳐 서로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
인턴을 통해 채용된 A직원 부서장은 "채용형 인턴제를 하니 해당 업종에 비전(꿈)을 가진 친구들이 인턴으로 온다는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회사 입장에서도 인턴 교육 훈련 비용이 매몰비용이 아니라 실제 직원을 교육시키는 투자로 변하고 있다"며 "지원자도 해당 회사와 직무가 본인에게 맞는지 판단할 시간이 주어져 효과가 있다"고 평했다.
B 증권사 부장은 "회사가 인턴부터 채용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일단 검증된 사람이라는 신뢰를 갖게 되더라"며 "각 사마다 색깔과 특징이 있다보니 막연히 어떤 증권사에서 인턴을 했다는 경험과는 다른 느낌이고 해당 직원과 서로의 적응 속도도 빠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턴 평가에도 관여했던 A 증권사 부장은 인턴 기간동안 지원자의 업무적합성, 인성과 태도, 열정과 의지 등을 중점적으로 체크했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그는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능력이나 지식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신입사원이 능력이나 지식적인 면에선 부족한 것이 어쩌면 당연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해당 직무에 적합한 적성을 갖고 있는가, 인성과 태도는 어떠한가, 열정이나 의지는 얼마나 보여주는가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합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