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과 배우 박해일, 손예진, 라미란, 정상훈(왼쪽부터)이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덕혜옹주’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덕혜옹주’가 여름 극장가 대전에 합류했다.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는 영화 ‘덕혜옹주’(제작 호필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손예진, 박해일, 정상훈, 라미란이 참석했다.
‘덕혜옹주’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덕혜옹주와 그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을 그린다. 원작은 지난해 발간된 후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권비영 작가의 동명 소설. 메가폰을 잡은 허진호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재구성, 스크린에 펼쳤다.
허진호 감독은 “TV 다큐멘터리로 처음 접했다. 덕혜옹주가 어린 시절에는 민중의 아이돌 같은 존재였는데 38년 만에 귀국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근데 공항에 귀국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그전에도 오랜 시간을 지나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덕혜옹주가 계속 생각났다”고 운을 뗐다.
생각만큼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허진호 감독은 “영화로 만들려고 하니 어려움이 많았다.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과연 다뤄도 될까 의문도 있었다. 그러다 책이 나왔는데 베스트셀러가 됐다. 분명 덕혜옹주라는 삶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제작 과정을 밝혔다.
배우 손예진이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덕혜옹주’ 제작보고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그렇게 본격적으로 작업에 돌입한 허진호 감독은 타이틀롤 덕혜옹주 자리에 망설임 없이 손예진을 앉혔다. 그는 “‘외출’로 작업을 같이했다. 그 당시 굉장히 좋은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다시 작업해보고 싶었다. 또 덕혜옹주가 젊었을 때부터 나이 든 오랜 세월을 연기해야 해서 연기력도 많이 필요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이에 손예진은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그걸 읽었다. 영화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가 하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혹시?’ 싶었다. 근데 감독님이 저한테 시나리오를 준 거다. 여배우로 행운이라 생각했다. 사실 시나리오는 제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상해도 하려고 했다. 근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잘 만들면 좋은 영화가 되겠더라”고 회고했다.
물론 촬영에 들어가면서 부담도 생겼다. 손예진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역사적 실존 인물이라 사명감도 있었고 그만큼 부담과 압박이 굉장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했다. 실제 자료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끼는 것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상황들을 보면서 실제 덕혜옹주라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계속 접점을 찾아가며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배우 박해일이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덕혜옹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덕혜옹주와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변인은 대한제국의 황제이자 덕혜옹주의 아버지 고종(백윤식), 덕혜옹주와 조국을 되찾으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백해일), 궁녀이자 덕혜옹주의 유일한 동무 복순(라미란), 독립운동가이자 장한의 오랜 동료 복동(정상훈), 대한제국 황실 근위대장이자 독립군 김황진(안내상) 등이다.
장한 역의 박해일은 “실제 역사에서 김장한은 덕혜옹주와 정략결혼을 한다. 제가 아는 건 그 정도다. 근데 역사에도 그의 이야기가 많이 없고 원작에도 덕혜옹주가 일본인과 결혼해 벌어지는 이야기가 꽤 많다. 그래서 캐릭터 중 가장 영화적인 인물이다. 준비할 때 감독님과 얼마만큼 실제 부분을 가지고 갈 건지 논의를 많이 했다”며 “김장한의 친형 등 그 나이대 캐릭터들을 하나로 묶어서 보여주면 어떨까 해서 그렇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라미란은 자신이 연기한 복순을 “어린 나이에 궁녀가 돼 어린 시절부터 덕혜옹주의 전속 궁녀로 일한다. 일본에도 같이 가는데 어떻게 보면 나중에서는 유일한 동무였던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정상훈은 복동 역을 두고 “그간 코믹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 역이 아닐까 했는데 상당히 무겁더라. 그리고 독립운동가라 섣불리 코미디도 안나왔고 스스로도 많이 눌렀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끝으로 허진호 감독은 “원작과 달리 액션과 멜로, 또 캐릭터 간의 감정의 컷이 다뤄졌다. 그러면서도 그 시대의 한이나 그 시대가 주는 어떤 시대적인 슬픔이 분명히 깔려있다. 아직 후반 작업 중인데 거의 완성시켜 놓고 보니 덕혜옹주의 삶이 너무 비극적이지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만들 때는 그의 비극적 삶만을 기대했는데 또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 관전 포인트를 덧붙였다.
한편 ‘덕혜옹주’는 오는 8월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