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업체부터 자동차까지 수익성 악화 우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이미 이익 급감 가능성을 경고, 이른바 브렉시트에 따른 실물경기 한파를 피부로 실감하게 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주요 명품 업계는 벌써 이익 충격을 호소하고 있고, 자동차 업계와 항공사 등 각 업계가 예기치 못한 투표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파악하는 데 머리를 싸매고 있다.
프라다 <출처=AP/뉴시스> |
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명품 업체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매출 저하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숨통을 더욱 조일 것이라는 우려다.
명품 업체들의 핵심 고객층인 고액 자산가들은 금융자산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시장 움직임에 민감하다.
파운드화의 30년래 최저치 하락과 주가 폭락은 이들의 자산 가치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명품 소비의 냉각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 밖에도 소매업계는 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관세부터 세금까지 각종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의 해나 벤 샤밧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영국 명품 업계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며 “원자재 비용 상승을 포함한 브렉시트 후폭풍이 업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 업계도 비상이다. 이날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불과 몇 시간만에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컨솔리데이티드 에어라인 그룹은 이익 경고를 내놓으며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
파운드화 약세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과 함께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파장이 앞으로 수익성에 커다란 흠집을 낼 것이라는 진단이다.
에어버스 역시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경고했다. 에어버스의 톰 엔더스 최고경영자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영국과 유럽 모두 패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업계도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충격을 파악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그간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과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은 주요 산업 가운데 특히 브렉시트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자 영국 현지 생산 라인이 부족한 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이 창백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운드화 폭락으로 인한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푸조와 포드가 특히 강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푸조 측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각 모델 별로 상이한 가격 시나리오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5월 사이 푸조의 영국 판매는 8만5000건을 상회, 서유럽 전체 판매 실적의 13%를 차지했다.
아시아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본 닛산이 이번 브렉시트로 불리한 입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닛산의 카를론스 곤 최고경영자는 영국의 EU 탈퇴 시 영국 투자를 지속할 것인지 여부를 심사숙고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밖에 프랑스 랭스의 샴페인 업체 떼땅저의 피에르 에마뉴엘 떼땅저 회장은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충격을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