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층 겨냥한 '슬림형 담배' 판매는 급속도 증가
[뉴스핌=서양덕 기자] 중국 담배 판매량이 2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은 시장 조사를 통해 2015년 중국 담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2.4%를 기록, 1995년 이후 약 20년 만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셰일 맥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담배연구 책임자는 “중국 담배 판매량 감소는 세계 총판매량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2015년 전 세계 담배 판매량은 전년보다 약 2%가 감소한 5조5000개비”라고 말했다. 2014년 전세계 담배 판매량과 비교하면 기본적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처음으로 판매량이 하락하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연초전매국(國家煙草專賣局 중국 담배사업 총괄 국가기관)이 올해 3월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 담배 총판매량은 4979만상자(1상자=2500갑)으로 전년보다 120만상자 줄었다.
2015년 중국 담배 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엄격한 금연정책, 담배세 인상, 대대적인 금연 광고 캠페인에 따른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 수 년전 중국은 이미 금연운동에 시동을 걸었다”며 “최근 들어 정책이 더욱 강화됐다”고 설명했다.지난해 5월1일부터 정부는 담배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법을 개정해 흡연의 폐해를 강조하는 금연광고를 전면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다만 판매량이 줄어도 담배 판매를 통한 재정수입 확보는 여전히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담배 판매 수입은 중국 한 해 예산의 6.5%에 달하는 1500억달러(172조원)에 이른다.
국가연초전매국에 따르면 2015년 전국 33개성 중 충칭(重慶), 선전(深圳), 구이저우(貴州), 광둥(廣東), 티벳(西藏), 하이난(海南) 등 6개성의 담배 판매량이 늘었을 뿐 나머지 27개 성의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성은 주로 중남부와 서남부 지역에 집중돼있다. 이밖에 성급 단위의 담배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뚜렷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이어 2015년에도 여전히 담배 판매 수익은 증가했지만 증가 속도는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담배 판매 수익은 총 1조4223억위안으로 전년보다 623억6500만위안(4.6%) 증가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담배판매량이 증가한 중국 29개 성 가운데 선전, 충칭, 후베이(湖北) 등 3개성의 판매수익은 전년 대비 증가폭이 10%가 넘었다. 장수(江蘇), 허난(河南), 산둥(山東), 스촨(四川), 후난(湖南), 안후이(安徽), 윈난(雲南), 푸젠(福建) 등 10개 성이 모두 500억위안을 넘어서는 판매고를 올렸다. 광둥과 저장(浙江)성은 1000억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의 판매량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중국에서 담배 판매 수익 증가속도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4년 소폭 증가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다시 4.66%까지 하락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약 4.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또 주목할 점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슬림형 담배(얇은 담배)' 판매율이 전년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4년 29만상자(1만상자=2500갑=5만개비) 수준이었던 얇은 담배 판매량은 1년 사이 148% 늘어나 71만8000상자가 팔렸다.
2015년 중국 전역에 유통되는 얇은 담배 브랜드는 총 30개로 2014년에 비해 19개 늘었다. 2015년 얇은 슬림형 담배 판매수익은 약 292억위안(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3억위안 증가했다.
시중 유통되는 30개 슬림형 담배 브랜드 가운데 8개 브랜드의 판매량은 이미 수 만 상자를 넘어섰다. 지역으로 보면 화북(華北), 동북(東北) 지역의 판매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랴오닝성의 경우 전년 대비 100% 증가해 약 10만 상자의 슬림형 담배가 이 지역에서 팔렸다. 산둥, 장수성의 증가폭도 100% 이상을 기록해 각각 11만6100만상자와 3만8600가 판매됐다. 티벳자치구의 슬림형 담배 판매 증가폭도 10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