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미래과학·트렌드 등 이슈 주제로 강연자 선정..강연료는 500만원
[뉴스핌=김신정 기자] 최고경영자(CE0)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대기업 외부 강연문화가 활발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계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CEO들은 각계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신산업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부 전문가 강연으론,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가 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수요 사장단 회의는 매주마다 고정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 자리에는 출장과 다른 일정이 아니고선 각 계열사 사장단들이 대부분 모인다.
선대 회장인 고(故)이병철 회장시절 의사결정기구였던 '수요회'가 모체로, 지난 2008년 삼성특검을 계기로 '사장단 협의회'로 변경된 뒤 2010년부터는 수요 사장단 회의로 재개됐다.
올 상반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선 경제, 에너지, 가상현실(VR), 이란 현황 등 신산업과 해외 경제현황, 최근 이슈를 다룬 강연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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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친 삼성물산 4인 사장이 건물을 나서고 있다.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왼쪽부터),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오른쪽 첫번째) <이형석 사진기자> |
올 초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의 주요 경제 이슈 강연을 시작으로, 에너지 산업의 미래(김희집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자율주행차(선우명호 한양대 교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10년 뒤 우리 사회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한국인·한국경제의 미래와 혁신(피터 언더우드) 등의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강연자 선정은 어떻게 하고 강연료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자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에서 결정한다. 주위의 추천을 받거나 내부적으로 선정해 강의일자 3개월 전에 미리 연락해 강연자와 일정을 조율한다.
강연료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1시간 강연에 최대 5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기업 외부 인기 강연자 강연료가 최대 300만원 선에 형성되는 것과 비교하면 업계 최고대우다.
수요일 아침 강연을 앞둔 강연자는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 시작 1~2시간 전 삼성측에서 벤츠E클래스를 보내 최고 의전을 한다. 강연 후에도 원하는 장소까지 안내해 주는 것으로 강연자 의전을 마무리 한다.
강연자들은 지하주차장에서 곧바로 삼성 서초타워 39층 대회의실로 올라가 삼성 사장단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뒤, 1시간 가량 강연을 하게 된다. 그 뒤 궁금한 사안에 대해선 사장단들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이 때문에 흔히 외부 전문가 강연 시장에서는,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자로 일단 한번 나서면 소위 '잘나가는' 강사로 인식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강사는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에 한번 나가면 그 분야 인정받은 전문가로 인식되는 면이 있다"며 "다른 기업 출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사회, 경제적 이슈가 빠르게 변하면서 인기분야 강연자 추세도 바뀌고 있다. 과거 인문·사회학 주제 강연이 인기였던 때와 달리 최근엔 과학과 신기술, 미래 사업과 트렌드, 세계경제 동향 등에 대한 강연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