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컨퍼런스 이후 자취 감춰…'현장경영' 행보
[뉴스핌=황세준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바쁜 현장경영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사장은 지난달 27일과 28일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후 2주째 수요사장단 회의 출퇴근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 주요 행사마다 늦더라도 헐레벌떡 뛰어오던 고 사장이 최근 자취를 감춘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고 사장은 현장 경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3월말 전사적인 ''스타트업(Start up) 삼성 컬처 혁신 선포식' 이후 조직 기업 문화를 바꿔 나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십년간 이어온 수직적 조직 DNA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만큼 고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직접 댓글을 달며 소통 중인 그는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 파견하는 현장전문가 규모를 확대하고 파견 기간도 기존 6개월~1년의 단기간이 아닌 2년으로 늘려 직원들을 전문가로 육성할 방침이다.
고 사장은 또 실리콘밸리 벤처 회사들과의 협력도 주문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제까지 부서장에 대해서만 진행하던 다면평가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고 사장이 이달 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시 사절단에 참여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25~28일 에티오피아, 28~30일 우간다, 30~다음달 1일 케냐 순으로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한다.
중동·아프리카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A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은 37.9% 성장해 전세계 평균인 12% 대비 3배 이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6.7%, 서유럽은 6.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중동·아프리카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로 2년전보다 2배 이상 커졌고 오는 2020년에는 아시아를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판매와 함께 급성장이 예상되는 핀테크 시장, 모바일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 시장 등 선점이 필요하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S7 출시국가인 케냐 시장을 직접 점검하는 동시에 삼성페이 진출 등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갤럭시 S7 출시를 준비하면서 직접 중동, 유럽, 중국 등 현지를 돌며 제품을 판매자들을 만난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 심화와 관련해선 평소 구성원들에게 삼성전자가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사업 시야를 넓힐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측은 "출장 등 비즈니스가 (수요)회의 참석보다는 우선일 것"이러면서도 "사장들의 개별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 노트6 출시 준비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개발소식 유출 전문가인 에반 블래스의 트위터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6는 오는 8월 15일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